잡동사니

선정禪定에 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빈배93 2012. 11. 29. 07:30

   하나에 몰입하여 무아無我에 이름을 이라 한다. 은 속세와 절연한 스님의 전유물이 아니다. 돌을 깎는 석공도, 길 위를 달리는 마라토너도, 김을 매는 농부도, 본인의 자질과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선에 들 수 있다.

 

   며칠 전 하도 잠이 오질 않기에, 가만히 누워서 숨이 들고 나는 데 집중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숨이 턱 막히면서, 언제 숨을 쉬어야 할지 막막했다. 전에도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잠도 오지 않고, 기왕 시작한 거 그래도 꾹 참고 해보자 싶어 계속했더니, 막힌 코가 뚫리고, 언제인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고 보니 잠을 잔건지 선정에 든 건지 구분이 가지 않았지만, 몸도 마음도 무척이나 가벼웠다. ‘내 주제에 선정禪定은 무슨 선정禪定.’ 그런 생각이 안 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혹시 모르지. 정말로 선정에 들었던 건지.

 

   구글을 시작으로 미국의 거대 기업들이 선에 주목하고 있다. 창의創意가 선에서 나온다는 믿음 때문인 듯하다. 그로 인한 약간의 성과 때문에 미국발 선열풍은 전 세계로 확산일로다. 어디가 먼저인지 알 수는 없으나 우리나라의 스님전성시대도 이와 무관치는 않은 듯하다.

 

   선창의創意(?) 그 다음은 뭐가 놓여야 할까? 구글은 당연히 ‘$’를 두고 있다. 이 땅의 백성 또한 을 두고 있지는 않은가? 돈의 힘이 위대하기는 위대한가 보다. 이젠 돈벌이에 선까지 이용되고 있는 걸 보니.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일체의 욕망을 내려놓기 위한 것이 선이거늘.

 

   그럼 뭐가 놓여야 한단 말인가? 창의創意(공존共存)이 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대로는 더는 안 된다는 깨달음. 나와 네가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 내가 너고, 네가 나라는 깨달음. 인간과 모든 생명체가 하나라는 깨달음. 아니 인간과 일체의 자연이 하나로 묶여있다는 깨달음. 그래서 공존共存이 이 시대의 화두여야 한다는 믿음. 그게 제대로 된 방향이 아닐까?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읽는 책마다 그런 메시지가 자꾸 중첩되어서, 이 상업용으로 전락한 것 같아서, 그래서 머리가 복잡해서, 정리 차원으로 끼적여 본 것이니, 너무 이상하게 생각치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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