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기도
[골라 먹는 재미]『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를 시작했다. 이미 읽고 있는 이색의 『목은집』,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법륜의 『기도』를 포함해서, 4권을 동시에 읽는 것이다(그것도 모두 워드를 치며 읽고 있다). 골라 먹는(읽는) 재미가 있긴 한데, 산만하다.
[작은 세상] 『정재승의 과학콘서트』의 한 대목. 「잘 짜인 네트워크 연결에서 몇 가닥만이라도 엉뚱하게 가지를 뻗으면, 이 거대한 사회가 몇 단계 만에 누구에게든 도달할 수 있는 '작은 세상'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들은 몇 가닥의 무작위 연결만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쉽게 연결될 수 있는 이 네트워크를 '작은 세상 네트워크'라고 불렀다.」 나와 대선 후보를 두고 적용해봤더니, <나 - 지인(홍준표 처조카) - 홍준표 - 박근혜>, <나 - 지인(정윤재 후배) - 정윤재 - 문재인> 각각 다른 경로로 3단계 만에 연결되었다. 그래서 결론! 행실 똑바로 하고 살아야 한다. 이렇게 얼키고설킨 것이 세상이니.
[감기 예방법] 외출하고 돌아오면 맹물로 가글을 한다. 그러면 입 안에 있던 감기 벌레(감기 바이러스)가 입 밖으로 나온다. 우리 아이들이 보는 「호비」 CD에서 하나 배웠다. 유아용 교육 프로그램, 무시할 것이 못 된다.
『장미의 이름』의 한 구절. 「조사관의 일이라고 하는 게 원래가 지난한 일인 게야. 가장 허약한 이를 찌르되, 가장 허약한 순간에 찔러야 한다.」 형사도 아니고 검사도 아닌데, 학생과에 오래 근무하다 보니, 이런 구절에 무릎을 치게 된다.
[동료나 상사가 감히 일 시키지 못하게 하는 방법] 웃는 얼굴로(웃는 얼굴에 침 뱉기 어렵다) 죽자고(반드시 '죽자고'여야 한다) 묻는다(질문의 또 다른 효용, 상대방 지치게 만들기)! 얼마 지나지 않아 동료나 상사는 「내 다시 저 사람에게 일 시키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되뇌게 된다.
[꼬마 성자]「지우는 내 딸이야.」라는 아빠 말에, 「지우는 지우 딸이야!」라는 우리 딸네미. 지우도 저고, 딸도 저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건 아는데, 아직까지 소유에 대한 개념은 몰라서 나오는 말이 테다. 비우고, 내리고, 버리는 것이 성자가 되기 위한 수행의 핵심인데, 아직까지 비우고, 내리고, 버릴 것이 거의 없는 세 살 꼬맹이는, 성자에 가깝다.
[내 아이를 위한 기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편안히 받아들이게 하소서.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의 참 이유를 살피게 하소서. 손짓 하나, 몸짓 하나, 말 한마디…… 이 시절의 그것들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귀한 것임을 알게 하소서. 만배萬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