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관독일기] 톰 크루즈도 나이 먹으니 어쩔 수 없더라

빈배93 2013. 1. 22. 13:03

2013.01.22.(화) 흐림

 

   아이들이 8시까지 잔다. 덕분에 나도 늦잠을 잔다. 부모님이 오신다. 아버지께서 "지민이 어제는 너 학교가서 없다고, 아빠 어디 갔느냐며 울더라"고 하신다. 잘 놀아 주니 이 놈이 아주 나에게 쏙 빠진 모양이다.

 

   부모님께 미안하지만 조조 영화 한 편 보러 일찍 집을 나선다. 볼 게 없어서, 이미 본 게 많아서,『잭 리쳐』를 선택한다. 상영시간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다. 영화 기다리며, 마이클 센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읽는다. 거의 의무감으로 읽는다. 하루에 2시간은 읽어야 한다는. 여러 권 동시에 읽으니 정신이 없어서, 다시 한 권씩 읽기로 한다. 책 읽는 게, 자꾸 왔다갔다 한다. 나도 정신이 없다.

 

   『잭 리쳐』는 음모를 파해쳐나가는 뻔한 범죄 수사극이다. 톰 크루즈가 경찰은 아니지만. 내용이나 재미는 그저 그런 정도다. 그 잘난 톰 크루즈도 나이 먹으니 어쩔 수 없나보다. 한참 영화를 보는 중인데, 전화가 울린다. 나가서 받는다. 국어 부장이 어쩔 수 없으니 국어 수업을 하라고 한다. 못 한다고, 안 한다고 버틸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든다. 모질지 못해, 내게 득될 게 없을 것 같아, "편할대로 하시라"고 말한다. 신학기에는 독서와 문학 두 과목을 가르치게 되었다. 근데 왜 하필 영화 보는데, 전화냐? 다시 상영관으로 들어간다. "법정에 가면 누가 무죄일까?"라는 나쁜놈 대장의 말에, "난 그딴 거 관심없어."라며 "빵!"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속이 시원하다.

 

   집에 다시 들어오니 아무도 없다. 지우 데리고 본가에 올라가신 모양이다. 밀린 일기를 쓰고, 오늘 일기도 좀 써놓는다. 마음 편하게 일기 쓸 시간은 언제쯤 가질 수 있으려나? 개학하고 나면 좀 나을 듯 싶다. 아무 것에도 거리낌 없이 살고 싶지만, 책에는 얽매여야 좋을 것 같다. 지나고보면 억지로라도 읽어 둔게 여러모로 득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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