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시집] 발효

빈배93 2014. 9. 19. 14:51

사랑의 유효기간이 두 달이라고?

아니야. 그렇지 않아. 사랑이 어떻게 사라지겠어.

사랑을 맑은 물에 씻어서 소금을 뿌려 재어두었다가

젓국에 마늘, 생강, 파를 넣고 고추가루 살살 뿌린 다음 

갈치 한 마리 토막토막 내어 함께 치대서 항아리에 담아

땅 속 깊이 묻어두고서 한두 달만 잊고 지냈다가 꺼내면

온 겨울 내내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정(情)이 되는거야.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 깊은 맛 나는 정(情)이 될 뿐이지.

하도 오래돼서 정(情)에서 쉰내가 나는 것 같다고?

괜찮아. 맑은 물에 살살 씻어서 쌈 싸먹으면 또 얼마나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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