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시집] 은행잎

빈배93 2014. 12. 2. 10:11

삶은 긴 여정이나 나고 감은 순식간

그 무수한 어린 잎이 고개 드는 것도 

떼로 물든 잎이 가는 것도 언제나 순식간

 

길다는 것이 너무나도 지루하여 

신은 찰나 속에다 아름다움을 깃들였다 

그 아름다운 순식간의 힘들로

은행나무는 이억 팔천 만년을 버티어냈다

 

고단함 속에 깃든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을 감싸는 고단함이여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일 수만은 없고

고단함도 고단함일 수만은 없어라

 

은행나무의 삶과 우리의 삶과

그리고, 또 순식간에 가버린 이 가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