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잡담] 새떼의 입국을 금하라
빈배93
2015. 2. 23. 15:10
@ 부산 온천천(2014.09.14.)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 갈대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 깔쭉대면서 /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 한 세상 떼어 메고 /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 길이 보전하세로 /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 주저앉는다
법이 해서는 안 될 최소한의 것만을 강요한다면 불편해서 어떻게 정치를 하나. 영화 한 편을 보러 왔든 잠시 머리 식히려 왔든 데이트를 하러 왔든 간에 빨딱 일어나 가슴에 손을 올려라. 끼룩대지 마라. 낄낄대지도 마라. 깔쭉대면 죽는다. 애국가가 끝나면 얌전히 퍼질러 앉아 영화나 봐라. 그리고 조용히 집에 가라. 그리고 저거. 저거 저거. 저 불온한 새떼의 방송 출연을 금하고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영구히 입국을 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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