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잡담] 몸살

빈배93 2015. 3. 3. 21:22

@ 경주 신라밀레니엄 파크(2014.04.04.)

 

몸살

 

3월만 되면 이놈의 학교는 해마다 몸살을 한다

애들은 애들대로 선생은 선생대로 몸살이 난다

안 하던 짓 하려니 몸살을 안 하고 배기나

제대로 살아보려니 몸살이 안 나고 배기나

뒷뜰의 매화 나무도 안 하던 짓 새로 하느라

코피를 쏟다가 붉은 꽃을 피웠고

앞뜰의 목련 나무도 제대로 다시 살아보려다

기가 빠져서 흰 꽃을 피우다가

겨우 겨우 진정되면

저토록 싱싱한 푸른 잎을 내고 몸통을 키운다

큰다고 아픈 거라던 어머니 말씀에 잠든 다음 날에는

늘 바지가 짧아져 있었다

몸살이 가고 난 아침에는

언제나 새소리가 요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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