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건조 노하우: 애보는 것보다 설겆이가 더 쉬웠어요
<1월 달에 포스팅한 것을 왕창 뜯어고쳐서 재발행을 합니다. 아직 많이 모자란 블로거지만, 과거의 글을 보고 있으니 부끄러움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성형수술을 하기로 했답니다.ㅋㅋ. 이웃 여러분들께 꼭 알려드리고 싶은 노하우였기에 더더욱 열심히 수술을 했답니다. 참 블로그 모양새가 바뀌었습니다. 굄돌님의 고마우신 조언으로 가독성이 한결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굄돌님!>
□ 설겆이가 너무 싫었어요
5년 전 결혼을 하고 편한 밥은 끝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차려주시고 치워주시고 설겆이하시는 고마움을 새삼 깨닫게 되었답니다. 집사람이 설겆이 담당으로 저를 임명한 것이었습니다. 청소는 할 만 했는데 설겆이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 큰 키 때문에 구부정하게 숙여서 설겆이 하는 것은 고통이었습니다.
대단히 이기적인 동기에서 설겆이를 자청하게 된 것은 큰 아이 민민이가 태어나면서부터였습니다. 아기 보는 것보다는 설겆이가 훨씬 편했거든요. 집사람에게는 그런 말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제가 좋게 바뀐 것처럼 위장을 하고 있었지요.
집사람이 대단히 꼼꼼한 편입니다. 그래서 어지간히 잘 해도 좋은 소리 못듣습니다.ㅎㅎ. 그런데 설겆이 하나는 인정을 해줍니다. 세상이 다 인정해주는 기쁨입니다. 게다가 셋이나 되는 처형들도 인정해줍니다. 제가 설겆이 하는 기본 방법은 이렇습니다. 에벌 설겆이로 음식물 찌꺼기를 털어낸다. 세제를 묻혀 다시 닦는다. 손으로 깨끗하게 헹군다. 너무 뻔한 소리지요? 이걸로는 설겆이의 달인이 못됩니다. 그 다음이 중요합니다.
군시절 이야기를 잠시해야겠습니다. 저는 파주에서 수색중대에 있었답니다. 독립소대 생활이라 식기 검사조차 대단히 꼼꼼히 했었답니다. 제가 워낙 덤벙덤벙이라 식기에 꼭 뭐가 묻어 있어서 식기로 많이도 맞았답니다. 그러면서 설겆이 후에 반드시 눈으로 확인을 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조그마한 뭐라도 남아있으면 그부분만 다시 깨끗하게 헹궈줍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깨끗하게 설겆이해도 얼룩이나 음식물이 붙어 있는 경우 다음에 그릇을 사용하는 사람은 기분이 꽝입니다.
이게 제 최고의 노하우입니다. 설겆이 하시고 그냥 엎어두시면 하루가 지나도 물기가 그대로 있더라구요. 그릇을 겹쳐놓으면 더 심하구요. 그래서 연구 끝에 대각선으로 그릇을 세워놓아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릇이 쓰러져서 힘들지만 몇 번 하다보면 잘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공간도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어지간한 양의 그릇도 정리가 가능합니다. 세균이 습기 좋아하는 거 아시죠?
핵심은 비스듬히. 넘어지면 다시. 2시간만에 그릇은 완전히 건조됩니다.
"설겆이는 우리 남편이 최고야!" 어제도 이렇게 칭찬받았답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깨끗함을 유지한 체 시간을 단축시키는 겁니다. 많이 연구해서 포스팅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