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니즘 고사성어 사전,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영웅열전]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영웅열전] 1,2권, 민음사, 2011.
‘이윤기’라는 이름을 들어본 지는 꽤 오래되었다.
최근에는 여강여호님을 통해서 자주 들었고.
언젠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 번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하던 차,
도서관에서 아직 분류도 하지 않는 신간들 속에서,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영웅열전]을 발견하였다.
“사서 선생님, 이 책 먼저 좀 빌려가도 되나요?”
“빌려가도 좋은데, 빨리 반납해 주셔야해요.”
그렇게 읽게 되었고,
빌린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들고 있다.
(내일은 꼭 반납해야겠다. 흐흐.)
이 책은 이윤기의 유작이다.
책이 미처 출간되기도 전에 돌아가셔서서
‘나오는 말’을 그의 딸 이다희가 써야했다.
이 책은 플루타르쿠스의 [영웅전]을 발췌한 내용에,
저자의 평설이 달려있는 구조이다.
원래는 조선일보와 세계일보에 연재되었던 것을 손질하여 엮였다.
흥미롭게 읽기는 했는데,
마구 재미있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 이유는 저자의 집필 의도와 상당한 관련이 있다.
이윤기는 서문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서양 문화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면,
서양문화의 초석을 이루는 그리스 중심의 헬레니즘과
이스라엘 중심의 헤브라이즘으로부터도 자유롭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략)
나는, 수천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그 이름이 오르내리는 영웅들의 본색을 되살피는 작업을 통하여,
다양한 경로로 우리 언어에 삼투해 들어와 있는
서양 문화의 무수한 표현법과 수사법을 조명하고
여기에다 피를 통하게 하고 싶다는 희망에 사로잡혀 있다.”
사실이 그렇다.
우리문화에 깊숙이 침투한 서양문화의 표현법과 수사법.
모르고 그냥 쓰는 것보다는 알고 쓰는게 낫지않을까?
그래서 이 책은 당연히 엄청나게 많은 사람과 신들이 등장한다.
이것이 독서를 어렵고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이 책은 비유하자면, 서양판 고사성어 사전이다.
두 번을 읽을까 잠시 고민을 하고,
앞부분은 두 번을 읽기도 하였지만 중간에 접었다.
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아무래도 이 책은 필요할 때마다 사전으로 활용해야할 것 같다.
수많은 고사성어를 한 번에 익히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이 책 역시 시간날 때마다 필요할 때마다 다시 찾아보아야 할 듯 하다.
단, 색인이나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니,
일독 후에야 사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중간 중간에 수많은 삽화가 나온다.
나름 명화라는 것들의 중요한 소재가 그리스 로마 신화이니,
서양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이 책은 긴요하다.
큰 목차만 나열해보며 내 독서의 흔적을 남겨본다.
목차만 나열해도 엄청난 숫자의 인물들이다.
그 인물들의 주변인물을 일부 작성해보았는데,
중간에 그만 두었다.
무슨 전화번호부 만드는 느낌이 들어서.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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