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동래향교] 향교의 역사와 함께하는 은행나무

빈배93 2011. 9. 8. 06:30

지난 8월 29일에 문화재 지킴이 연수를 다녀왔다. 부산박물관에서 필름과 함께 강의를 듣고 동래향교에 이르렀다. 동래향교는 내가 문화재 지킴이로 활동하는 곳이라 더욱 특별한 곳이다. 이전에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좀더 자세히 들어가보려 한다. 맨 처음 포스팅할 내용은 동래향교 내의 은행나무이다. 향교와 은행나무는 연관성이 높다. 무엇 때문일까? 바로 공자 때문이다. 흔히 학문을 닦는 곳을 행단杏壇이라 일컫는다. 행단을 굳이 번역하자면 '은행나무 단'이 되는데, 공자가 은행나무 단에서 제자를 가르친 연유로 그렇게 된 것이다. 이 한반도에 유학이 들어오고 수많은 향교와 서원이 건립되면서 그 뜻을 기리고자 은행나무가 심어졌다. 동래향교의 은행나무도 그 중 하나이다.

 

 |동래향교의 명륜당 전경

 

동래향교는 부산시 유형문화제 제6호이다. 최초 설립은 1392년(태조 원년)이었고, 1813년(순조13년)에 현 위치에 이전 건립되었다. 동래향교에 있는 은행나무는 수령이 220년이라고 한다. 연대를 대략 계산해보면 현 위치에 이전되기 이전에 이미 수령이 20년이 넘은 상태였다. 어쩌면 향교터를 잡을 때 은행나무가 영향을 미쳤을 법도 하다.

 

|명륜당과 서재 사이로 보이는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고생대 이첩기(2억 8,600만년 전 ∼2억 4,500만년 전)에 등장하였다고 한다. 말그대로 살아있는 화석이다. 불에 잘 타지 않고 병충해에 강해 주로 정자나무(집 근처나 길가에 있는 큰 나무. 나무 가지가 많고 잎이 무성하여 그 그늘 밑에서 사람들이 모여 놀거나 쉰다.)로 쓰인다고 한다. 은행나무는 싹이 튼지 20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는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심으면 손자가 그 열매를 먹을 수 있다고 하여 '공손수公孫樹'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까이서 본 동래향교의 은행나무|

 

이 은행나무는 수령은 220년, 높이는 18m, 둘레는 3.1m이고 동래구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경기도 용문사에 있는 천년기념물 30호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그 수령이 1,100년이라고 한다. 거기에 비하면 한참이나 어린아이인 셈이다. 하지만 동래향교와 함께 동래 200년의 세월을 함께 지켜본 이 동네의 큰 어른임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서재 뒤에서 바라본 은행나무|

 

사람이 만든 건물은 끊임없이 증축 개축된다. 그래서 최초건립 당시의 건물과는 같으면서도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러나 나무는 그 형태는 변했지만, 애초의 그 나무의 본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 그래서 건물보다 더 역사적이다. 동래향교의 오래된 은행나무는 그래서 동래의 역사를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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