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매년 이맘때 쯤이면 귀찮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바로 연말정산. 예년에는 카드사에서 날려오는 연말정산 서류를 모으고, 혹시나 빠졌을 경우 일일이 전화해서 요구해야하고, 병원비라도 땔려치면 직접 병원으로 가야하고, 은행에가서 공인인증서도 받아와야하고 그마저도 유효기간이 지나면 다시 가야했고, 부모님 공인인증서도 받아와야하고, 동사무소도 가서 등본도 때야하고.... 그 귀찮음이란 정산을 포기하고픈 마음을 절로 일어나게 할 정도였으니.
인터넷에서 '국세청'을 치면,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뜬다. 정말 간소화 되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으나, 정말로 정말로 간소화 되어 본인은 물론 부양가족의 그것까지 완벽하게 원 클릭으로 해결되었다. '부양가족의 공인인증서 발급', '나이스로 공인인증하는 문제의 개선'이라는 바람이 그대로 실현되었기에. 누군가 그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였을 것이고 거기에 잘 대응한 국세청 직원이 있었으리라. 세금을 내는 사람과 세금을 걷는 사람과의 소통. '소통' 그것이 나를 우리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대화의 형식이 '불평'이든 점잖은 '건의'든 간에 '침묵과'는 비교할 수없는 가치를 지님을 새삼 깨닫는다.
소비하는 인간으로서 1년간의 소비를 뒤돌아 본다는 의미로 나는 연말정산을 바라본다. 홍세화 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물신주의의 사회의 소비하는 인간은 인간다움이 말살된 인간일 뿐이다. 그 비인간다움을 되돌아보는 것이 연말 정산이라는 말이다. 생산하는 인간으로서의 연말정산을 우리는 해야 하지 않을까? 올 한해 나는 무엇을 생산하였던가? 무엇을 읽고 고민하고 생각하였으며, 그래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확보하기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가를 돌이켜볼 그런 연말정산 말이다.
올해는 블로그를 통해 꼭 연말정산을 해보리라. 읽고, 생각하고, 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