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나의 부산 여행기] 부산화명수목원

빈배93 2012. 1. 1. 14:52

화명동의 상전벽해

 

    초등학교 6학년 때 ‘보이스카우트’란걸 했었다. 여름 방학 때던가, 단체로 캠핑을 하러 떠난 적이 있었다. 캠핑 장소는 화명초등학교였던 걸로 기억한다. 25년 전에 화명동은 말 그대로 시골이었다. 1박하고 집으로 돌아온 내가 모기에 어찌나 많이 물렸는지 성한 데가 한 군데도 없었다는 어머니 말씀을 요즘도 가끔 듣는다. 강산이 두 번하고도 반이나 지난 화명동은 부산에서 가장 살기 좋은 시가지가 되었다. 거기에 나의 처가집이 있다.

 

‘부산화명수목원’이 생겼어요

 

    우리 집은 ‘온천장’에 있다. 그래서 화명동에서 산성마을을 올라 온천장으로 내려오는 길을 가끔 이용한다. 작년이었던가, 그 길에서 ‘부산화명수목원’이란 간판을 보았다. 얼마 뒤 먼저 가본 지인이 좋다고 하는 말도 들었다. 기회가 되면 가봐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연말을 맞아 처가에 갔다가 ‘부산화명수목원’을 찾게 되었다. ‘부산화명수목원’은 부산광역시 북구 산성로 299(화명동 69번지)에 위치한다. 8년이 넘는 공사 끝에 2011년에 개장하였다. 수목원 전체를 한 바퀴 도는데 2시간은 족히 걸릴 정도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자연과 문명이 조화를 얻은 곳

 

    혹자는 자연 그대로가 좋다고 한다. 나도 동의한다. 그러나 ‘자연 그대로’는 무섭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하다.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이나, 나는 자연과 문명이 조화를 이룬 곳이 아늑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단, 사람의 손길이 만들어낸 억지가 지나치지만 않다면 말이다. 그런 점에서 수목원은 자연과 문명이 비교적 조화를 찾은 곳이라 생각한다. 넓은 잔디에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무와 숲에 대한 이러저러한 안내문을 읽으니, 재미도 있다. 이렇게 수목원을 만들어두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또 아파트가 들어올 지도 모를 일이니, 용적률·건폐율로 신음하는 국토에 대한 최소한의 위무慰撫는 되지 않을까 한다.

 

젊다는 것의 자유와 가능성

 

    우리 집이 위치한 곳은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인 ‘온천장’이다. 뭘 만들려 해도 공간이 없다. 그에 반해 화명동은 시가지로 개발된 지 20년이 채 못 되는 젊은 동네이다. 그래서 무엇이 들어설 공간이 아직도 많다. ‘화명강변공원’이나 ‘부산화명수목원’이 그래서 들어서게 된 것이다. 도심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부산에서 이런 곳이 한 동네에 둘이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일 뿐이다. 젊다는 것은 자유와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잘 가꾸어나가야 한다는 책임도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커가는 내 아이들에 대한 다짐

 

    ‘도법자연道法自然’이라고 하였다. 꼭 결론이 교훈적으로 끝날 필요는 없지만, 새해를 시작하는 마당이니, 그리 나쁠 것도 없다. 그 다짐을 이렇게 정리해본다.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키우고, 아주 약간만 간섭해야 하리라.

 

    천진한 그 품성을 그대로 간직하되, 인간에 대한 예의와 염치 정도만 잘 가르치리라.

 

    어리다는 것의 자유와 가능성을 격려하되, 제 자신의 소중함과 함께 자신을 둘러싼 인연의 소중함을 생각할 줄 아는 아이로 그렇게 키우리라.

 

부산화명수목원의 캐릭터 '수피아'. '숲의 아이'라는 의미이다.

 

팔랑다리.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중앙광장. 무거운 색이 주조인 겨울이라 원색의 파라솔이 더 산뜻하게 느껴진다.

 

중앙광장에서 미로원으로 올라가는 길.

 

전시실 앞의 나무에 매달린 장수하늘소.

 

전시실. 2010년 부산 건축대전 BEST 7 중의 하나라고 한다.

 

전시실 입구에 붙은 수목원의 '상징물'.

 

민민이에게 읽어준 이야기. 끝까지 잘 들었다.

 

수서생태원. 얼음이 꽁꽁 얼어 있었다.

 

전시온실 모습 1.  레몬 나무.

 

전시온실 모습 2.

전시온실 모습 3.

 

전시온실 모습 4.

 

수목원 출발하기 전 처가집에서.

 

미로원 뒷편 산책로에서. 딸기 우유는 손에서 놓지를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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