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2

'이익'을 논하는 교육 VS '인간다움'을 논하는 교육

빈배93 2012. 1. 5. 13:14

 

    맹자가 양혜왕을 만났다. 양혜왕은 맹자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맹자께서 천릿길을 멀다 않으시고 오셨으니, 장차 내 나라를 이롭게 하실 수 있으십니까?”

 

    양혜왕의 물음에 맹자는 이렇게 답을 한다.

 

    “왕께서는 하필 ‘이로움’을 말하십니까? 인仁과 의義가 있을 따름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까’라 말하시면, 대부는 ‘어떻게 하면 내 봉지를 이롭게 할까’라 말할 것이고, 선비와 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내 몸을 이롭게 할까’라 말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상하가 서로 이로움을 다투어 나라가 위태롭게 됩니다.”

 

    『맹자』의 첫머리에 나오는 이야기다. 위에서 말하는 ‘이로움’이란 나라의 부를 늘리고 군을 강하게 하는 것이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위정자 최대의 관심사는 언제나 ‘경제적 힘’과 ‘군사적 힘’으로 대변되는 ‘이로움’에 머물러있다. 국민들 역시 ‘이로움’이 우선이라, ‘인’과 ‘의’로 대변되는 ‘인간다움’은 언제나 뒷전이다.

 

    학교 근처를 지나다 보면 “서울대학교 ○명 합격!”이란 플랜카드를 종종 보게 된다. 그 플랜카드는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바를 남김없이 보여준다. 양혜왕의 최대 관심사가 ‘힘’이라면 우리 교육의 최대 관심사는 ‘입시 성적’이다. 그 ‘힘’과 ‘입시 성적’은 ‘이로움’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오늘의 현실은 ‘입시 성적’이 좋아야 ‘좋은 학교’이다. 그래서 ‘사랑’ ‘자유’ ‘평등’ ‘인권’과 같은 ‘인간다움’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뒷전이다.

 

    학교 폭력으로 자살한 학생으로 교육계가 시끄럽다. 우후죽순격으로 대응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대국민 홍보용이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좋은 학교란 입시 성적이 좋은 학교가 아니라, ‘사랑’ ‘자유’ ‘평등’ ‘인권’과 같은 ‘인간다움’을 잘 심고 길러주는 학교여야 하지 않을까? ‘특목고’다 ‘외고’다 ‘자사고’다 하면서 끊임없는 경쟁으로 몰아붙이는 세상에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끊임없는 경쟁을 부추겨서 얻는 것이 무엇일까? 그 무엇을 얻는 주체는 누구일까?

 

    맹자의 “인과 의가 있을 따름입니다.”라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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