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걸어서 벡스코 트릭아트전을 보러가다

빈배93 2012. 2. 26. 05:36

지난 2월 10일날 저의 블로그에 반가운 댓글이 달렸습니다. 졸업을 앞둔 애제자의 댓글이었습니다. 벡스코에서 열린 트릭아트 전시회 초대권을 보내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염치불구하고 초대권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두 배로 갚겠다는 약속(?)과 함께. 전부터 트릭아트 전시회를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봄방학이기도 하고 공짜로 초대권까지 생겼으니, 이런 걸 금상첨화라 하겠지요.

 

집에서 벡스코까지는 차로 30분 거리입니다. 집사람과 일정을 짰습니다. 그래서 일단 9시 30분에 큰 놈 민민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작은 놈 우야를 할머니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에 걸어서 벡스코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온천천과 수영천 산책로를 이용해서 걸어가면, 아주 약간만 도로를 걸으면 되거든요. 한 2시간 정도 걸으면 될 것으로 예상을 하였습니다.  

 

△ 애재자의 댓글: 고맙다 꼬맹아!^^ 약속은 꼭 지키마. 학교에 오기만 해라.

 

△ 온천천에 찾아온 철새(1)

 

집사람과 함께 온천천을 걸었습니다. 지하철 명륜역 아래에서 철새를 보았습니다. 왜가리인가? 이런 도심에서 이런 새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 망원렌즈로 찍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없어서, 리사이즈를 통해서 마치 망원으로 찍은 것처럼 만들어봤습니다. 

 

△ 온천천을 찾아온 철새(2)

 

동래역을 지나서 수영강 쪽으로 걸어가니 오리며, 철새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산책로에 각종 중장비들이 들어와서 계속 무언가를 파고 쌓고 있었습니다. 금정구 쪽보다는 동래구쪽의 온천천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걸어보면 확실히 동래구쪽이 쾌적하고 좋습니다. 

 

△ 카페 원 플러스 원(1)

 

40분 정도를 걸어서 온천천 산책로가 끝나는 부근에 이르렀습니다. '카페 원 플러스 원'에 들렀습니다. 전에 한 번 와본 적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 잔 값에 두 잔을 준다는 것이 좋았고, 커피 맛도 좋았고, 분위기도 근사합니다. 집사람이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같이 지낸 분을 만났습니다. 인연이라는 것이 참 우연히 이어진다 싶었습니다. 

 

△ 카페 원 플라서 원(2)

 

집사람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서로가 자꾸 분석질(?)을 해대다보니 이야기가 끊어집니다. 서로 공감하는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저부터 좀 고쳐야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카페 원 플러스 원(3)

 

△ 수영천의 수많은 오리들

 

수영천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온천천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은 철새들이 수면에서 분주합니다. 죽음의 강의 대명사였던 수영천이 이만큼 깨끗해졌다는 사실에 다시금 감탄해봅니다. 산책로 중간중간에 낚시하는 분들도 보입니다. 낚시 금지라는 팻말이 그분들 눈에는 보이지 않나봅니다. '잡은 고기를 먹을 수 있으려나?'는 생각도 함께 해보았습니다.

 

△ APEC 나루 공원의 팽나무

 

수령 300년의 팽나무. 가덕도 율리마을에 있던 나무인데 부산시의 적극적인 수목보호에 힘입어 여기에 왔다고 자랑스럽게 안내해 놓았습니다. 아마 거가대교의 건설로 인해 그리 된 모양인데, '부산시의 적극적 수목보호'란 표현이 참 우습게 들립니다. 작년 1월에 보았을 때도 온 몸에 붕대가 칭칭 감겨 있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미이라 신세입니다. 붕대는 언제 풀어줄까요?

 

△ 벡스코 트릭아트 부산 특별전 전시장 입구

 

집에서 출발한 지 3시간만에 벡스코에 도착했습니다. 커피를 마시느라 30분 정도 있었으니, 2시간 30분 정도를 걸은 셈입니다.

 

△ 트릭아트에 대한 설명(1)

 

"트릭아트는 작품의 주제에서 벗어나 사물의 중요하지 않은 형상을 테마로 삼음으로써, 근본 주제들을 왜곡한다." 는 내용이 트릭아트의 본질을 잘 설명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 트릭아트에 대한 설명(2)

 

"2차원의 평면회화를 3차원의 입체와 같이 볼 수 있다"는 것이 트릭아트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현실의 3차원을 2차원으로 옮긴 것이 평면회화입니다. 그 2차원의 평면회화를 다시 3차원으로 되돌리고자 한 것이 트릭아트라는 말인데, 그렇게 재현된 트릭아트의 3차원이 현실의 3차원과 같은 것일 수는 없겠지요? 아무튼 이런 다양한 실험들이 예술을 살찌우는 것이겠지요.

 

△ 전시 작품(1)

 

안내 팜플릿을 챙겼어야 하는데, 깜빡했습니다. 그래서 원 작품의 이름을 알 수 가 없네요. 집사람이 극구 저의 블로그에 등장하는 것을 싫어해서, 딱 요 한 컷에만 집사람을 등장시켜 봅니다.

△ 전시 작품(2)

 

△ 전시작품(3)

 

남자가 주는 꽃은 제가 받았습니다. 이건 대체 무슨 액션?ㅋ. 주변에는 연인들과 초등학생을 데려온 부모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집사람과 저는 뻘쭘함(?)을 느꼈습니다. "이런 전시회는 연애하는 사람들에게 제일 좋은 것 같네"라는 집사람의 말에 완전 공감하였습니다.

 

△ 전시작품(4)

 

주먹을 가운데에 꽂고 찍어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찍어봤습니다. ㅋ.

 

△ 전시작품(5): 지옥의 단테와 비르질리우스

 

이 작품을 본 집사람이 말했습니다. "그림속에 근육들이 너무 멋지게 표현되었네. 그냥 그림 자체로 너무 마음에 들어."

 

△ 전시작품(6)

 

△ 전시작품(7): 밀 터는 여인들

 

이 작품같은 경우는 내가 개인적으로 그냥 회화로서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누워있는 마나님의 다리 곡선은 말 그대로 예술입니다.ㅋ.) 트릭아트전에 와서 트릭아트로 작품을 보지 않고, 일반 회화로만 보고 있는 우리 부부. 좀 문제가 있긴 있죠? 트릭아트 작품들이 트릭아트 작품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뭔지 아세요? 제가 발견한 바에 의하면, 그건 바로 작품을 감싸고 있는 액자가 반드시 그림의 일부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그림이 액자를 벗어날 수 있는 거지요.

 

△ 부대찌개로 마무리

 

제자가 보내어준 초대권 덕분에 산책도 하고 커피전문점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트릭아트 전시회도 잘 보았습니다. 전시회를 보고 나오는 길에 부대찌개까지. 고마워요, L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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