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책상에 읽을 책을 빼곡히 꽂아두는 이유

빈배93 2012. 6. 29. 06:00

 

   교무실 내 책상 위에는 읽을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다. 무려 18권이다. 일부는 도서관에서 빌렸고, 일부는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다. 책상 위에 읽을 책들이 얼마 없으면, 왠지 책을 읽고 싶은 의욕이 뚝 떨어진다. 그래서 읽을 책이 서너 권쯤 남으면, 또 다른 책을 채워넣는다. 여지없이.

 

   1차적으로 선별해온 책이지만, 영 손길이 가지 않아 몇 달을 꽂혀만 있는 책도 있고, 다른 책을 읽고 있다가도 잠시 제쳐두고 먼저 읽게 되는 것도 있다. 어떤 책은 몇 페이지 넘겨보다가 그냥 반납한다. 그러나 그 모든 책들이 책과 나를 가깝게 만든다. 키 작은 친구가 키 큰 친구의 키를 더 크게 보이게 하는 것처럼, 매력이 덜한 책이 있어서, 어떤 책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서관에 갔다가 사서선생님께 여쭈어보았다. "제가 올해 몇 권이나 대출했나요?" 컴퓨터를 두드리고 나서 하시는 말씀이, "최소한 100권은 넘을 줄 알았는데 58권 밖에 안되네요." 올해 개인적으로 구입한 책이 40권쯤 된다. 그것을 합하면, 6개월 만에 100권 정도의 책을 만졌다. 물론 모두 다 완독한 것은 아니다. 어림잡아 70권 정도는 읽은 듯 하다. 이대로 간다면 아마 내 평생 가장 책을 많이 읽은 한 해가 될 것 같다.

 

   삼 년 전까지는 책을 쉬엄쉬엄 읽었다. 어떤 때는 한 달 넘게 책을 잡지 않았다. 불과 일이 년 사이에 바뀌어버린 내 독서 행태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몰입 독서!'  대충 그렇게 불러도 될듯하다. 도서관에 갈 때마다, 서점에 갈 때마다, 읽고 싶은 책은 무궁무진하게 나타난다. 평생을 읽어대도 재미있는 책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틀림 없다.

 

   을 내고 싶다. 오랜 소망이다. 이젠 그 희망에 꽤나 근접했다고 믿는다. 물론 눈에 띄는 징후는 아무 것도 없다. 그냥 믿음이다. 훗날 내가 쓴 책이 다른 책들을 빛나게 해줄지, 다른 책들로 인해 빛이 날지, 허황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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