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과 화를 다스리는 부적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7월 1일(일) 날, 해운대 해수욕장에 다녀왔다. 장마 사이에 햇볕이 쨍쨍한 하루였다. 감기 기운이 있었지만, 아이들이 즐겁다는데야……. 덕분에 집에 와서 앓아 누웠다. 일주일 넘게 감기로 고생했다. 덕분에 집사람의 육아 부담은 엄청 늘었다. 그 날 해수욕장을 다녀오지 않았다면 내 몸에 별 이상이 없이 넘어갔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허나, 몸이 조금 이상하면 바로 푹 쉬어주는 것이 최선이란 교훈을 얻었다. 몸에 무리가 오면 짜증이 쉽게 나고, 집사람이 힘들어지고, 아이들이 징징거리고, 다시 짜증이 나는 악순환이 반복이 된다.
△ 해운대 해수욕장. 바닷가에 선 엄마와 민민이
조그만 카드를 하나 만들었다. 와이셔츠 주머니에 넣어다닐 수 있는 크기다. 카드에는 다섯까지 내용을 썼다. 화나 짜증이 나면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용도다. 그 아래에는 화와 짜증이 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한 표를 만들어 두었다.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자기 관리가 된다는 이론을 따른 것이다. 내 주머니에 담긴 조그만 카드가 훌륭한 부적이 되었으면 한다.
다섯 항목을 나열하자면 이렇다. 1. 꼭 화(짜증)를 내야만 하는 일인가? 2. 화(짜증)를 내고 다음에 벌어질 일은 무엇일까? 3. 파괴적이지 않게 화(짜증)를 풀 방법은 없는가? 4. 화(짜증)를 내지 않고 대화하는 것은 어떤가? 5. 화(짜증)를 내었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 해운대 해수욕장. 요 놈은 아직도 기저귀를 못 떼었다. 저 놈의 모래놀이 장난감은 항상 트렁크에 보관 중이다.ㅋ.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아이들을 데리고 유명한 관광지에 간다. 아이들 태어나고서부터 계속해온 일이다. 그런데 조금 변화가 있다. 블로그하느라 줄창 찍어오던 사진을 포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때 거기서 아이들과 충실한 시간을 갖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추억은 사진 한두 장으로 충분하리라.
△ 해운대 해수욕장. 요놈은 요즘도 바지에 이불에 오줌을 싼다.ㅋ.
민민이와 우야 덕분에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우게 된다. 교학상장이라고 했던가?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한 몸부림 덕에, 예전보다 성숙해진 나 자신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고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