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영국 사람의 말, 부산 사람의 말

빈배93 2012. 9. 6. 09:15

   더글라스 케네디의 위험한 관계를 읽고 있다. 제목만 보고 잠시 오해했다. 음란한 소설이 아니고, 법정소설이다. 현재 딱 100쪽을 읽고 있다. 아직 무슨 갈등이나 위기 상황이 나오지는 않았는데도 무지 재미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구라빨은 발군이다. 영국 사람의 특성에 대한 서술이 자주 나오는데, 흥미롭다. 예를 든다.

 

   <영국인들은 미국인들이 너무나 진지하고, 곧이곧대로 처신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미국인의 진지한 태도를 깃털처럼 가벼운 자세로 자극했고, 그러고 나서는 정작 자신들의 말은 그리 중요할 게 없다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사실은 대화 중에 그들이 한 말들이 모두 중요했는데 나는 그걸 몰랐던 것이다.>

 

   하나 더. <‘시장이 요구하는 가격이 그 액수입니다, 마담은 가장 흔한 경멸조의 대답이었다. 그들은 마담이라는 말을 엄청나게 강조해 얕보면서도 고분고분한 존경심을 표하는 태도를 취했다.영국인들은 두 가지 의미를 담은 말을 표현하는데 탁월한…….>

 

   열 띠게 이야기하면, 종종 화났냐?”는 말을 듣는다. 그런 나는 부산사람이고, 영국인과 정반대 편에 서있는 듯하다. 영국인의 말이 이중성을 가져서 시적이라고 한다면, 그 반대인 부산 사람의 말은 신파적이라고 해야 할까? 내 말도 좀 시적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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