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조용한 바위가 되리라
빈배93
2012. 9. 17. 09:44
최인호 수상록 『문장』의 한 구절.
나이가 들수록 입의 문을 닫고 말의 빗장을 잠가야 할 것이다. 그 대신 외부를 향해 열려 있는 귀의 대문을 활짝활짝 열어둘 것. 조용한 노인. 내가 꿈꾸는 미래의 내 모습이다. 나는 침묵하는 노인이 아니라 조용한 노인이 되고 싶다. 바위는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용함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바로 그러한 조용한 바위가 되고 싶다.
나는 시끄럽다. 시끄러운 것이 말 뿐만 아니다. 어떨 때는, 글이. 행동이, 말보다 더 시끄럽다. 아침마다 '묵언'을 생각하지만, 말로 먹고 사는 직업을 가진지라, 생각에만 머문다. 최인호의 글을 읽고서 생각이 연이어 일었다.
'너무 극단적이었다.' '극단적인 해결책은 실천하기 어렵다.' '시끄러움에 대한 해결을 '묵언'에서 찿았으니 되지 않을 일이었다.' '시끄러움과 묵언의 사이에는 '조용함'이라는 것이 있었구나…….'
말도 글도 행동도 조용한 사람이 되고 싶다. 최인호의 바람처럼 나도 조용한 바위가 되고 싶다.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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