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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장작

잡담

by 빈배93 2014. 9. 3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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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꽃 같은 시절이 있었지.

푸른 하늘보다 더 푸르던 시절이 있었지.

눈비 속에서도 의연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지.

그때도 지금처럼 저 금강은 구불구불 자랐고

나 역시 금강처럼 느릿느릿 흘렀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내려치던 그날

허리 꺽여 무참히 주저 앉는 순간에도

결단코 다시 살아날 것을 의심치 않았지.

지금은 화구(火口) 곁에 쪼개어져 누워 있어도

저 불 속으로 뛰어들어 활활 타오르는 날

가루 가루 푸른 하늘로 훨훨 흩날리다가

푸른 소나무로 화(化)할 것을 의심치 않아.

 

 

@ 공주 공산성(201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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