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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찾아서, 조태일

名詩感想記

by 빈배93 2019. 4. 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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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찾아서 조태일


이승의

진달래꽃

한 묶음 꺽어서

저승 앞에 놓았다.

 

어머님

편안하시죠?

오냐, 오냐,

편안타, 편안타.


  겨울은 죽음의 계절이요,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봄이 오고 따뜻한 바람이 불면  자연은 긴 죽음에서 깨어나 꽃을 피운다. 아, 이제는 살았구나. 살아볼 만하구나. 이 좋은 시절을 어찌 혼자 누리랴? 어머니를 뵈러가자.


  붉게 핀 진달래꽃은 아름답다. 아름다워서 슬프다. 진달래꽃보다 더 한(恨)이 많은 우리 어머니. 어머님 무덤가에 진달래꽃 한 묶음을 바치고 문안인사를 여쭙는다. "편안하시죠?" 


  어둡고 차가운 땅 속이 뭐가 편할까마는, 죽은 어머니가 무슨 말씀을 하실까마는 땅 속 저 깊은 곳에서 어머니는 대답하신다. "오냐, 오냐. 편안타, 편안타." 내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말거라. 너나 잘 챙겨먹고 다니거라, 하신다. 죽어서까지도 자식이 불편할까봐 노심초사.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고, 자식이 먹다 남긴 밥이 맛있고, 편찮으셔도 늘 괜찮으시다. 이상하다. 이상해서 가슴이 저릿하다. 아, 어머니. 그리운 나의 어머니. 진달래꽃보다 더 화사하셨던 우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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