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산 수영지방의 3대 전통 민속놀이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셋 다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어있는데요, 저도 실제로는 본 적은 없습니다. 매년 6월 수영사적공원 안에 있는 수영민속예술관 놀이마당에서 수영전통민속예술축제가 개최되고 있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꼭 시간을 내어서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부산에 40년을 가까이 살면서 요즘처럼 부산이 낮설다고 느낀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관심있게 찾아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는가 봅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수영사적원에 전시되어있는 전시물입니다. 수영의 역사, 농기구, 수군병선 등도 전시되어있지만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3호 수영야류| 백성들은 이 놀이를 통해 이때만이라도 마음껏 양반을 희롱하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약 250년의 역사를 가진 수영야류는 정월대보름날 저녁에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기던 마을 축제의 한 형태입니다. 양반, 영노, 할미·영감, 사자무의 4과장으로 이루어진 이 탈놀음은 타락한 양반계층을 희롱하는 서민들의 놀이입니다. 박물관에 갈때마다 이런 인형으로 만든 전시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수영야류에서 쓰는 각종탈|(순서대로) 수양반/영노/말뚝이/영감/넷째양반
|수영야류에서 쓰는 각종탈|(순서대로) 셋째양반/제대각시/할미/차양반/종가도령/사자
|중요무형문화제 제62호 좌수영어방놀이|노동의 유희화, 백성들의 강인한 생명력입니다.
좌수영어방놀이는 수영만의 멸치잡이 후리소리를 연희화한 놀이입니다. 어방漁坊은 어민들로 형성된 어업 협업체입니다. 내왕소리, 사리소리, 가래소리, 칭칭소리의 4과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노래들은 작업의 호흡을 맞추고 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불렀던 어업노동요입니다. 어방놀이에 대한 설명은 박물관 내의 안내 팜플렛의 것을 옮겼는데, 팜플렛의 설명이 비문이라 제가 조금 손을 보았습니다.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2호 수영농청놀이|농업은 천하의 근본입니다.
농청農廳이란 농부들로 이루어진 농사협업체입니다. 농청원들이 모내기 작업시 부르던 농요와 작업내용을 재현한 놀이로 모심기 노래 등 벼농사와 관련된 농요가 함께 불려집니다. 놀이 과정은 풀베기소리, 가래소리, 모찌기소리, 소싸움, 칭칭소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진 아래쪽에 모내기하는 농부가 보이는데요, 그들이 등에 걸치고 있는 짚으로 만든 옷(?)이 흥미롭습니다. 아마 뜨거운 햇빛을 가리기 위한 용도 같습니다. 가운데 삽을 들고 흐뭇하게 웃고 있는 양반의 모습도 재미있네요.
수영지방은 군사요충지이자 반농반어의 고장이었습니다. 짐작컨대 그들의 삶은 다른 지역보다 더 고달팠을 것입니다. 군역을 지랴, 농사지으랴, 고기잡으랴 얼마나 힘이 들었겠습니까? 그래도 먹을 것은 풍족했지 않았겠느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물산이 풍부한 곳은 어디든 혹독한 수탈이 따랐기에, 오히려 더 백성들의 삶은 고달팠습니다. 그래서 유독 수영에 다양한 민속놀이가 발전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지금의 수영에는 농토가 없습니다. 엄청나게 높은 고층빌딩과 고급 아파트들만이 즐비합니다. 일년에 한 번 옛시대의 풍류라도 구경할 기회라도 있어 다행입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여전히 그걸 모른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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