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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도] 오빠가 하는 건 뭐든지 따라하고 싶은 딸아이

독서

by 빈배93 2012. 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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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도』, 최숙희, 웅진주니어, 2009.

 

다시는 기억 못할 사소한 말, "나도 나도!"

 

    이제야 갓 세 살이 된 딸아이 우야는 "나도 나도!"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현재의 우리 딸 우야를 이만큼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 이 순간 이렇게 글로 남겨두지 않으면 어쩌면 다시는 기억 못할 사소한 변화다. 그래서 기어이 이렇게 글을 남긴다.

 

 

오빠가 하는 것은 뭐든 다 하고 싶은 딸아이

 

   세살 된 딸아이 우야는 다섯 살 된 제 오빠가 하는 건 뭐든 다 따라하려 한다. 여자 아이건만 제 오빠를 따라서 장난감 자동차를 밀고 다닌다. 오빠가 폴리를 몰고 다니면, 우야는 엠버를 밀고 다닌다. 오빠가 그림을 그리면, 우야도 그림을 그린다. 제 오빠는 제법 그림같은 그림을 그리는데, 우야가 그린 그림은 내가 보기에는 아직까지는 도저히 그림이라 보기 힘들다. 오빠가 블럭놀이를 하면, 저도 블록 놀이를 하러 달려든다. 오빠는 제 작품(?)을 망가뜨릴까봐 급기야 우야를 밀어버린다. 우야는 울음을 터트린다. 울음도 잠시 뿐, 금새 제 오빠와 어울린다. 제 오빠가 유치원에 가려하면, 제가 먼저 일어서서 신을 신고는 집을 나선다. 다른 게 있다면 제 오빠가 초록색을 무진장 좋아함에 비해, 그래도 여자 아이라고 분홍색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할아버지가 가장 좋은 내 딸아이

 

    오빠는 우야가 좋으면서도 싫은가 보다. 얼굴을 부비며 "예쁘다"고 말하다가도 갑자기 밀고 당기고 밀고 누른다. 이제야 조금씩 말을 하는 우야는 "오빠야"하면서 놀다가도 제 오빠의 해꼬지라도 당하면 할아버지·할머니에게로 냉큼 도망간다. 할아버지·할머니의 품에 안겨 뭐라뭐라며 제 오빠의 만행을 이른다. 그걸 지켜보는 할아버지·할머니는 연신 이뻐서 어쩔 줄을 모르시고, 다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의 느낌은 '행복'이다. 제 오빠는 "할아버지 싫어! 할어버지 집에 가!"란 말을 간혹해서 나를 괜스래 미안케 만들기도 하는데, 우야는 언제나 엄마보다 할머니보다 할아버지가 1순위다. 끔찍히도 할아버지를 따르는 우야를 보며, 내 아버지는 웃음을 그칠 줄을 모르신다.  자식으로서 면목이 선다.

 

 

세상에 둘 밖에 없는 형제, 잘 지내야 한다

 

    그렇게 그렇게 자라서 나이가 들면 남자와 여자로 조금은 다른 성향과 다른 세계를 가지게 되겠지만, 언제까지고 의좋은 남매로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건 아비된 자로서의 당연한 마음이다. 나와 내 남동생을 두고 아버지께서 언젠가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 "우리 가고 나면, 세상에 너희 둘 밖에 없으니, 잘 지내야지."

   

 

둘째를 키우면 더 재미있는 책, 『나도 나도』

 

    최숙희의 『나도 나도』는 세살 미만의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이다. 큰 아이에게 읽어주었을 때는 그리 큰 감흥이 없었는데, 요즘 둘째 우야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찌 그리 꼭 같은지 절로 머리 속에 떠오른다. 『나도 나도』속의 여자 아이를 가리키며 "이게 누구야?"라고 우야에게 물으면, 우야는 항상 "우야"라고 말한다. 이 책은 둘째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그림들이 알알이 들어있다. 둘째 키우는 재미,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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