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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 분야의 글만 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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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배93 2012. 10. 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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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만 해도 글 쓰는 게 무척이나 어렵고도 두려웠다.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제법 쓴다는 착각 또한 갖고 있었다. 본격적인 습작을 시작하고서야, 내 글솜씨라는 것이 얼마나 변변찮은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지금도 여전히 아이러니는 존재한다. ‘이 정도 솜씨면 나름 빼어나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하는 착각. 이런 시건방짐 때문에, 우리 엄마가 겸손해라.”는 말을 자주 하시는 것일 테다.

 

   매일 이런 저런 글을 읽는다. 주로 책을 통해서지만, 어떨 땐 신문을 넘기며, 어떨 땐 인터넷 세상을 다니며. 그러면서 많이 배운다. 그 중에 특히 기억나는 사람이 둘 있다. 한 명은 사진작가 배병우 선생이다. 배병우 선생은 20년도 넘게 소나무만 찍어온 사진 장인이다. 물론 대성했다. 독일에선가? 그의 작품이 억 단위로 경매가 되었다고 한다. 다른 한 명은 가수 김태원이다. '400곡이 넘는 곡의 저작권을 갖고 있는데, 그 중 10곡 정도가 자신을 먹여 살린다고, 10곡은 나머지 400곡 덕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즐겨보는 블로그의 주인장들도 두 사람을 닮아 있었다전국을 누비며 사진을 찍는 양반1년이 넘게 매일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양반. 365일 동안 365권의 책을 읽고 감상문을 남기는 아낙. 하나만 오래 파고 들어서 결과물을 내면, 결국엔 누구나 전문가가 된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바이다.

 

   이것 찔끔, 저것 찔끔하는 나는 어쩌나? 주제 하나 잡아서 그것만 줄창 파고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없지는 않다. 한두 번 시도도 해봤다. 그런데 그게 지속이 안된다.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다. 하나만 집요하게 파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두루 두루 겉만 핥는 사람도 있질 않겠나?’란 생각으로 자위해 보건만, 뭔가 하나에만 집중해볼까 하는 마음이 접어지질 않는다. 동시에 이것도 맛보고 저것도 맛보고 싶은 욕심도 지지 않으려고 바둥된다.

 

   당분간은 언제나처럼 마음 가는대로 글을 쓸 것이다. 이제 겨우 2년 남짓 썼다. 몇 년 더 쓰다보면 방향이 잡히질 않겠는가? 하나 확실한 것은 글쓰기 시작한 게 참 잘한 일이라는 것니다. 시험 끝나고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가고, 나는 교무실을 지키고 있다. 적적해 몇 마디 주절거린다.

(2012.10.17.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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