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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 하루 스물네 시간 그가 하는 일이 중노릇이다

독서

by 빈배93 2013. 4. 2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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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노릇이란 어떤 것인가? 하루 스물네 시간 그가 하는 일이 곧 중노릇이다. 일에서 이치를 익히고 그 이치로써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간다. 순간순간 그가 하는 일이 곧 그의 삶이고 수행이고 정진이다.

 

   밥벌이에 매인 채 이리저리 부대낀다. 집에 있으면 집에 있어서 불편하고, 직장에 있으면 직장에 있어서 불편하다. 어떻게 살아야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가? 그래, 밥벌이를 접고 수행자의 길로 들어서자. 그런데  마누라야 그렇다치더라도, 싸질러놓은 애들은 어쩌지? 에휴. 아이들 다 클 때까지만 기다리자. 나는 수행자의 삶을 꿈꾼다. 그리고 매번 좌절한다.

 

   나는 어디로 가려는가? "내가 즐거워서, 남도 즐거운 삶", 그곳으로 가려한다. 일에 있어 내용과 형식이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내용이 형식에 우선한다. 머리를 깍고 산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디까지나 형식일 뿐이다. 하루 24시간 기거동정起居動靜하는 모든 순간이 이치를 익히고 그 이치로써 자신의 삶을 끌어가는 순간이어야 한다. 그것이 수행의 본질이자 내용이다.

 

[2] 말씀(가르침)이란 그렇기 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의 삶에 이어지지 않으면 말이란 공허하다. 자기 체험이 없는 말에 메아리가 없듯이 그 어떤 가르침도 일상적으로 생활화되지 않는다면 무익하다.

 

   실행하지도 못할 말들을 머리 속에 잔뜩 구겨 넣는다. 그런데도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에 또 다른 말을 더하려 이책 저책을 기웃거린다. 그렇게 자꾸 모아서 어디에다 쓸 텐가? 이제껏 들은 말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말들을 녹여 체험으로 만들기에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귀한 말씀 흉중에 고이고이 담아두고서 자꾸자꾸 꺼내어 쓰자.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메아리로 울릴 때, "내가 즐거워서, 남도 즐거운 삶"에 가까워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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