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로그가 맛이 갔다. 아무리 써대도 방문객 300을 넘기지 못한다. 공들여 쓴 글의 조회수가 30이 못된다. 댓글도 없다. 그래도 한다. 쓰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가려움 때문이라고 해두자.
2
수년 째 지치지 않고 써대는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뭐할려고 저렇게 열심일까?> <대단하다, 대단해.> <얘는 그렇게 써댔는데도, 아직도 글이 이따위네.> <한 때 열심이었던, 지금은 종무소식인 그 사람이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와 같은.
3
늘 무시하는,「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옵시고, …….」라는 댓글의 주인공이 오늘도 같은 흔적을 남기고 갔다. <대체 뭐하는 양반이지?> <남들이 싫어한다는 걸 모르는 걸까?> <그냥 확 차단시켜버려?>
4
사라진 동지를 발견했다. 닉네임도 바꾸고 주소도 바꾸었지만, 글은 그대로니, 스스로를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앗, oo님 아니세요?」라고 알은 체는 안 했다. 혹시 거북해할까봐. 나도 한 번쯤 사이버 세상에서 새로운 인물로 태어나고 싶다. 그런데 그게 어렵다. 기술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5
아들아, 크면 너도 블로그를 해라. 뭐니뭐니 해도 블로그는 글을 쓰게 하고, 글쓰기는 생각하게 한단다. 그거면 됐다. 나머지는 기꺼이 감수해라. 블로그는 맛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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