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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전공연수기] 갑사 가는 길

복수전공

by 빈배93 2013. 10. 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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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사 가는 길 연작

@ 공주 동학사(2013.10.09.)

 

공주대公州大에서

수업도 없고 

집에도 가지 않는

복 받은 한글날. 

 

짐도 가볍고 

마음도 가벼웁게

갑사 가는 길

찾아나선다.

 

누구는 

처음이라 설레고 

누구는 

다시라서 설렌다.

 

@ 공주 동학사(2013.10.09.)

 

동학사東鶴寺에서

계룡산鷄龍山 

동학사東鶴寺라지만 

닭도 아니 보이고

학도 아니 보인다. 

 

오래 전 

용이란 놈이

닭 잡아먹고

학 잡아먹고

승천했을 게야.

 

동학사 담벼락마다

그 놈이 싸질러 놓은

이끼 같은 푸른 똥을 보아하니.

 

@ 갑사 가는 길(2013.10.09.)


산길을 오르며

"산책하듯 걸으시면 됩니다." 

"저기까지만 가면 오르막이 끝나요." 

 

네 놈들은 산책을 이렇게 하느냐?

끝이라더만 왜 다시 시작이냐?

 

내 이럴 줄 알았으면 오지 않았을 것을, 

얇은 내 귀를 어찌할까나?

 

@ 갑사가는 길(2013.10.09.)

 

남매탑男妹塔에서

가시 빼준 게

고마우면 그만이지

남의 딸은 왜 업어 왔느냐?

 

딸 돌려보냈으면

함께 살면 그만이지

중에게 무슨 청혼이더냐?

 

기왕지사 함께 살게 되었으면

부부의 연을 맺어야지

남매는 무슨 남매더냐?

 

@ 갑사가는 길(2013.10.09.)

 

용문폭포龍門瀑布에서

아하, 여기였구나.

네놈이 닭 잡아먹고 학 잡아먹고 승천한 곳이.

 

@ 공주 갑사(2013.10.09.)

 

갑사甲寺에서

「갑사 가는 길」 듣고

갑사 가는 길 올랐더니

여기가 갑사로다.

 

갑사에 서고 보니

이제는 더 이상

갑사로 갈 수 없다.

 

갑사로

갑사 가는 길이 생기고

갑사로

갑사 가는 길이 끊어지니

 

갑사는

언제나

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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