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을 지나며 소란 피웠던 게 부끄러워서
그제는 시내로 가서 도란도란 흘렀습니다.
시내를 지나며 흘렸던 말들이 부끄러워서
어제는 강으로 가서 침묵으로 흘렀습니다.
강을 지나며 말 없던 무심함이 부끄러워서
오늘은 바다에서 갈매기랑 조개랑 놀았습니다.
달빛 아래 바람을 만나서 살랑이다가
아침 햇살을 만나면 하늘로 오를 겁니다.
어느 흐린 날 이름 모를 계곡에 내려앉으면
또 다시 부끄럽고 부끄럽게 흘러갈 테죠.
부끄러워서 흐르고 흘러서 부끄러운 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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