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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희노애락(喜怒哀樂)

잡담

by 빈배93 2014. 10. 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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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지나며 소란 피웠던 게 부끄러워서

그제는 시내로 가서 도란도란 흘렀습니다. 

 

시내를 지나며 흘렸던 말들이 부끄러워서

어제는 강으로 가서 침묵으로 흘렀습니다.

 

강을 지나며 말 없던 무심함이 부끄러워서

오늘은 바다에서 갈매기랑 조개랑 놀았습니다.

 

달빛 아래  바람을 만나서 살랑이다가

아침 햇살을 만나면 하늘로 오를 겁니다.

 

어느 흐린 날 이름 모를 계곡에 내려앉으면

또 다시 부끄럽고 부끄럽게 흘러갈 테죠. 

 

부끄러워서 흐르고 흘러서 부끄러운 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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