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직을 시작한 지 12년이 되었다. 그런데 학교를 담아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게 다 블로그 덕분이다. 학교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기보다는 그저 멋지다고 생각되는 풍경을 담으려고 노력하였다.
우리반 학생들에게 위의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선생님 이게 우리학교에요? 우리학교에 꽃이 언제 피었데요?"라고 물었다. "응, 골프장 옆에 있는 나무에. 핀 지 2,3주 됐는데."라고 대답해주니 아이들이 깜짝 놀랐다. "선생님 우린 봄이 온 지도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니, 봄이 와도 온 줄 모르게 만든 것은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문에서 바라본 학교의 전경이다. 인문계 고등학교 중 부산시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인 것으로 알고있다. 여고라서 운동장에서 운동하는 학생들을 보기란 정말 어렵다. 얘들아, 빵 그만 먹고 운동 좀 해라.
중앙 현관 앞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멀리 감천 화력발전소가 보이고 그 너머로 감천항과 바다가 보인다. 화력발전소 덕분에 일년 내내 맑은 바다는 볼 수 없다.
수업 중이라 아이들은 없다. 몬드리안의 그림들이 저런 식이었던 걸로 기억된다.(앞의 사진) 많은 기둥들은 체육관을 떠 받치고 있다.(뒤의 사진) 체육관은 내가 하루에 반드시 한 시간은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우리 학교에는 나무가 많다. 요즘도 조경공사가 한창이다.(앞의 사진) 우리학교의 상징인 은행나무다.(뒤의 사진) 수령이 100년은 훨씬 넘은 걸로 알고 있다. 해마다 영양공급을 위해 수액을 맞으며 관리를 받고 있다. 사람이나 나무나 노쇠하면 수액이 필요한가 보다.
학교의 상징물 중 하나인 여인상이다.(앞의 사진) 여인상의 실제 모델은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 옷을 벗고 모델을 한 건 아니고 옷입고 포즈를 취하게 하여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모델을 했던 학생은 현재 실제로 모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학교 상징물 중 하나인 등길 조형물이다.(뒤의 사진) 정문을 통해 교실로 올라오는 길을 등길이라 부르는데, 어둠을 밝히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나오면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다. 건물 뒤쪽이라 꽃이 늦게 필 법도 한데, 학교에서 가장 빨리 꽃이 피었다.
올해 우리 학교가 과학 중점학교가 되었다. 교사 공모끝에 과학실이 모여있는 건물명을 '반딧불이관'으로 명명하였다. 공모에 당선된 선생님은 상금도 받았다.
자습 감독하다가 담아보았다. 연결통로에 있는 조형물이 남원테마파크에 있는 옥지환 조형물을 쏙 빼닮았다. 학교에서는 이런 조형에 신경을 꽤나 많이 쓴다. 참 우리학교는 사립학교다.
아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매점이다. 본관건물에 위치해 있어 30초면 매점에 올 수 있다. 우리 학교 보다 교실과 매점이 가까운 학교는 아마 없을 것이다. 이렇게 담아놓고 보니 그럴 듯 하다.
수업 중에 햇빛이 싫다고 우산을 펴 놓은 학생이다. 기발하다고 칭찬해 주었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으며 어쩔 줄을 몰랐다. 생각보다 사진이 잘 나왔다. 활짝 웃는 모습은 누가 찍어도 잘 나오는가 보다.
골프장 옆에는 사슴을 기르는 곳이 있다. 사슴을 아이들은 '녹용이'라 부른다. 가을이 되면 뿔을 잘라 주어야 하는데, 그 뿔은 약재를 넣고 다려서 고3 수험생 전원에게 한 포씩 주고 있다. 교장선생님 방침이다. 우리 학교 사슴의 뿔은 완전 국산 녹용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교무실 앞의 세면대에 있는 조화다. 찍어놓고 보니 그럴 듯하다. 실제로 보면 꾀죄죄하다.
학교 안에는 애아원이라는 고아원이 있다. 학교 부지가 워낙 넓어서 한 울타리 안에 중학교도 있다. 창틀이 예뻐서 담아보았다. 간혹 징계를 받는 학생이 생기면 애아원으로 봉사활동을 보낸다.
애아원에 있는 물레방아다.(앞의 사진) 좀 더 따뜻해지면 실제로 물이 졸졸졸 흐르며 돌아간다. 애아원에 있는 화재대피용 시설이다.(뒤의 사진) 처음에는 그냥 놀이기구인 줄만 알았다. 직원에게 물어보고서야 알았다.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아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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