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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안동 여행기] 하회탈 전설

잡동사니

by 빈배93 2012. 1. 9.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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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참맛은 현지의 설화를 보는데서 온다

 

매표소에서 하회마을로 들어가는 오솔길.

거기에는 [하회탈의 기원과 사랑이야기]라는 이야기가 있다. 

미리 알고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현지에 가서야 본 것은 다행이었다.

다시 포스팅하느라 보는 것은 여흥이다.

 

하회탈의 기원과 사랑이야기의 전모

 

사진 속의 글은 왠지 읽기 싫다.

그래서 친절하게 교정을 보며, 다시 워드로 작성해봤다.

 

먼 옛날 하회마을에 전염병이 돌았다. 

많은 사람이 죽었다.

원인 모를 화재가 자꾸 났다.

마을 사람의 걱정은 태산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 청년 허도령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이런 말을 한다.

 

"지금 마을에 퍼지고 있는 재앙은 마을을 지켜주는 신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다.

신을 위해 탈을 만들어 춤을 추라.

그러면 노여움을 풀 것이고, 마을은 평안해질 것이다.

그러나 탈을 만드는 것을 아무도 모르게 하여라.

만일 누군가가 엿보거나 알게 되면 너는 피를 토하고 죽을 것이다."

 

도령은 꿈이 기이하고 생시같이 느껴졌다.

그날부터 마을 어귀에 탈막을 짓고, 탈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마을에 허도령을 사모하는 처녀가 있었다.

허도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찾았다.

급기야 탈막으로 가서 허도령이 탈을 만드는 것을 엿보고 말았다.

그러자 뇌성벽력이 진동했다.

허도령은 피를 토하고 죽었다.

허도령이 죽자 처녀 또한 자결한다.

 

마을 사람들이 처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화산 중턱에 성황당을 지었다.

마을 사람들은 처녀를 성황신으로 받들며 매년 정월 대보름에 동제사를 올리게 되었다. 

 

몇 가지 의문들

 

#1. 허도령은 양반일까? 평민일까?

 

도령이라는 호칭은 양반의 것이지만, 탈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아 평민일 듯 하다. 

 

 

# 2. 신은 왜 분노했을까?

 

인간은 무력함을 느끼면 신을 찾는다.

전염병, 화재에 대해 무지하고 무기력했던 민중의 답은 언제나 '신의 분노'였다.

 

 

#3. 왜 하필 허도령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났나?

 

탈을 만들 줄 알고, 탈춤을 출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4. 왜 탈막을 엿보면 안되나?

 

얼굴을 가리는 것이 가면의 본질이다.

가면이 원래 비밀스러운 것이다. 

가면 속의 사람이 누군지 알면, 가면의 의미가 사라진다.

가면은 신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 신성성은 오픈되면 사라진다.

그래서 그런 금제(엿보면 죽는다는)를 걸어놓은 것이 아닐까?

오늘날의 정치판에 걸린 금제처럼.

 

 

#5. 처녀는 왜 탈막을 엿보았나?

 

원래 보지 말라면 더 보고 싶은 것 아닌가.

사랑해서 탈막을 찾았고, 그래서 님의 얼굴을 보게 되는 것은 필연이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허도령은 죽게 셋팅되어 있었단 말이다.

남녀간의 정이 우선이냐, 마을의 안녕이 우선이냐는 기로.

전설은 항상 후자를 선택하고, 남녀는 불행해진다. 

그래야 증거물이 남고 전설이 된다.

성황당과 하회탈이 그 증거물이다.

 

 

#6. 화산 중턱에 실제 성황당이 있나?

 

있고, 동제사도 지낼 듯 하다.

하회마을에서 화산을 넘어가는 길에 있다. 

하회마을에서 화산을 넘어가면 병산서원이 있다.

내가 병산 서원을 가기 위해 화산을 넘으려 했었다.

해가 지는 상황이라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7. 하회탈 전설에서 느끼는 감정은?

 

애틋함(일단 허도령과 그녀가 죽었다고 하니.)

분노(민중의 무지와 왜소함, 건강한 생산력이 있는 민중이 늘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상황.)

낭만(재앙에 신명으로 대처하는 조상들을 떠올려보면.)

대박(어찌 되었건 세계적인 탈이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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