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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우리가 왜 지금 여기에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아니?

독서

by 빈배93 2012. 2.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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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엘런 맥필레인 지음, 이근영 옮김, 랜덤하우스, 2008.

 

   언젠가부터 내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이 비슷한가 보다. 케임브리지 대학 노교수 엘런 맥필레인이 쓴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를 읽었다. 번역자인 이근영은 옮긴이의 글에서 이런 사연을 썼다.

 

  “딸 아이에게 인생에 대한 나의 어설픈 경험담을 늘어놓기 전에 이 책을 만난 게 다행이다 싶었다. 내 딴에는 인생은 이런 것이고, 세상은 이러니 너는 이렇게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려고 했는데, 그런 이야기는 함부로 할 게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6)

 

   저자 엘런 교수의 책으로 인해 옮긴이 이근영이 쫄아버린 것이다. 저자보다 옮긴이보다 한참이나 내공이 부족한 나는 어쩌란 말이냐……. 10년이 흐르고, 그보다 더 많은 세월이 흐른 뒤,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발바닥에 땀을 내어야겠지?

 

 

 

   이 책은 표지가 눈길을 끈다. 지긋한 노교수가 책상에 앉아 펜에 잉크를 묻혀서 글을 쓰고 있다. 시선을 아래로 내려보면 구겨진 원고와 펜이 뒹굴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임에도 손녀딸에서 편지 쓰기는 쉬운 게 아닌 모양이다. 그렇게 쓰고 버리고 고치고 지워가면서 글을 쓰고 있다. 실제 책 속의 내용에는 저자의 진심과 사랑이 가득 묻어난다. 이 책은 인생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28통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주제만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존재/사랑과 결혼//폭력/가족/학교와 조직/우정//즐거움/·시간·언어/민주주의/주술/불평등/테러/교육/정신/출산/전쟁/노동/디지털 시대/지식/굶주림///개인/놀이/시민사회/인류의 미래/추천해주고 싶은 책/

 

   위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왜 지금 여기에서 이렇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이 다양한 주제를 통합하는 과정을 거치기를 손녀딸에게 요구하고 있다. 인류학을 전공한 저자의 30년 공력이 고스란히 들어간 이 책은, 손녀딸에게 주는 편지인 만큼 난해하지 않고 친절하다. 초록을 해보니 무려 11페이지였다. 그만큼 생각해볼 이야기들이 풍부하기도 하다.

 

   책의 말미에 추천해주고 싶은 책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저자가 정말 재미있게 읽은 것들이라고 한다. 톨킨의 『반지의 제왕』, 롤링의 『헤리포터 시리즈』,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필립 풀먼의 『황금나침반』등이 언급되는데, 영화로 이미 보았던 것들이다. 나의 경험에 미루어보면 영화보다는 원작 소설들이 대체로 좋았었다. 어떤 경우는 훨씬 좋았었다. 꼭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 그 외에 저자가 추천한 여러 책들은 앞으로 나의 독서를 위한 좋은 지침이 되리라 생각한다. 최소한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권하는 책이니, 좋지 않을 수 있겠는가? 10년이 흐르고, 그 이상의 시간이 흘러서, 나도 내 아들 딸 손자 손녀에게 남길 책을 한 권 써보는 것. 의미있는 꿈이지 않은가?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저자
앨런 맥팔레인 지음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06-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역사학자이자 인류학자로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30년 이상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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