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지불에 대한 협의로 학교가 분주했다.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합리적 기준을 만들어야 했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나는, 성과급 차등제에 대해서 반대한다. 이론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성과급 차등제는 교사 전체를 놓고 볼 때 비생산적이다. 수많은 경영학 서적들이 한결같이 ‘내부경쟁은 조직이 망하는 지름길이다’라고 말하며, 그 사례들을 제시하는 판국에, 우리 교과부는 왜 자꾸만 ‘내부경쟁’을 부추기는지……. 교과부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지, 혹은 책을 읽고도 수긍하지 못하는 지 의아하다.
아무튼 하라고 하니까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했다. 나는 평교사지만, 어쩌다보니 시안 작성에 관여하게 되었다. 얼마 전 90명 가까운 교사들을 모아서 대토론회를 가졌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회의를 주제하는 사람이나,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이나, 모두 회의에 익숙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회의하기 위해 회의를 해야 할 지경이었다고나 할까?
최근에 회의에 관한 몇 권의 책을 읽었었다. 공감을 한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다. 그 중 기억해둘 필요가 있는 몇 가지 회의에 대한 스킬을 정리해본다.
첫째, 회의에 참석하는 전원은 공동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회의에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회의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개인에게 일일이 물어보면 목표가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회의가 잘 진행되지 않을 때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둘째, 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무엇이든 말할 수 있다. 듣는 사람은 그 어떤 발언이라도 일단 경청한다. 그 의견이 비록 반쪽짜리라 할지라도 비방을 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의견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이를 통해 결론에 도달할 때, 최선의 대안이 나올 수 있다.
셋째, 회의에 있어서 사회자의 역할을 대단히 중요하다. 사회자는 우선 개인의 의견을 말하지 않아야한다. 최대한 경청하며, 발의자의 요지를 요약하고, 특정한 사람이 지나치게 긴 시간을 점유하지는 않도록 신중히 조절한다. 아울러 논의에서 의제가 이탈할 경우 다시 한 번 의제를 환기시킨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넷째, 회의 인원은 다양한 사고방식을 지닌 소수의 인원이 좋다. 90명이 하는 회의는 90가지의 생각이 나오지도 않을뿐더러, 결론을 내는 데 방해만 될 뿐이다. 회의에서 어떻게든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회의 자체에 대한 불신만 생산된다.
다섯째, 돌발 변수나 추가 의견이 있을 경우, 이를 반영할 수정의 기회를 갖는다. 이미 난 결론에 대해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기꺼이 수정하려는 자세를 보여주면, 비록 수정이 되지 못하더라도, 조직에 대한, 회의에 대한 구성원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공개 회의가 열렸다는 사실만으로도 크게 환영할 일이다. 조직의 의사결정에 개인들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조직원의 소속감은 커지고, 조직의 생산성은 크게 향상된다고 많은 연구 결과들이 말하고 있다. 나는 거기에 적극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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