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혜홀혜(김해원)
○ 크레인 사고로 엄마를 잃은 나, 물난리로 가족을 잃은 이수와 이수 엄마. 멀지 않은 미래, 종이책 제작이 금지된 세상을 배경으로 존재의 흔적을 찾아가는 책도둑 나의 이야기. ○ 황혜홀혜(恍兮惚兮)는 노자 《도덕경》 제21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어두운 가운데 실체가 있고, 그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사유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고 해석한다. ○ 이수는 우리가 책을 챙기는 거나 보존 서고에 가는 거나 결과는 같다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는 일은 결코 범죄가 아니라고 했다. 어차피 종이책 도서관은 다 없어질 테고, 국립중앙도서관 보존 서고는 꽉 찼을 테고, 중앙도서관 사서들이 번거롭게 전국을 누비면서 보존할 책을 찾지 않을 테니까. 우리는 머지않아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
단편소설
2024. 1. 31. 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