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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 게시판을 바라보며

학교2

by 빈배93 2012. 10. 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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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고사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어요. 아이들에게 자습을 주고서 우두커니 게시판을 바라봤습니다. 옆으로 5(월화수목금) × 아래로 9(1교시9교시)의 시간표. 부산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경희대·성균관대·서울대의 교표. 아무렇게나 펼쳐진 채 꽂혀 있는 영자 신문. 화투에 나오는 사람과 사슴과 새들과 꽃들. 그렇게 구성되어 있네요.

 

   시간표를 보면서는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입학할 확률이 희박한 대학들의 교표가 아이들의 희망이어야 할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읽지도 않을 영자 신문을 왜 저렇게 잔뜩 부쳐 놓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고, 화투 그림들을 보며 저것도 팝아트로 봐야 하나 하고 생각을 했어요.

 

   저도 학창시절에 이번 시험만 잘 치면……하고 생각을 했었지요. 영원히 끊이질 않을 시험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죠. ‘대학만 가면…….’ 이란 생각도 했었지요. 대학 간다고 만사가 술술 풀리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너무 비관적인가요? 모든 아이들이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게영 마음에 들지 않아요. 아이들이 마음에 안 드는 게 아니고,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말이에요.

 

   그래도 경쟁 사회니까? 사는 게 전쟁이니까? 이런 식의 발상은 이제 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함께 힘을 합해서 축제와 같은 삶을 살면 안 되나요? 좀 덜 풍족해도 경쟁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백점에 한 60점만 넘으면, 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보람 있게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 학교였으면 좋겠습니다.

(2012.10.16.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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