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그래, 만권서를 읽었다더니, 얼마나 나아졌소?
유자: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조금 알겠더이다.
선사: 세상 돌아가는 이치는 어디서 나오던가요?
유자: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더이다.
선사: 사람의 마음은 찾으셨소?
유자: 손에 쥐었다 싶으면 이내 새어나가더이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겠습니까?
선사: 내 마음이 세상 사람의 마음이지요.
유자: 제 마음만 잘 살펴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러면 만권서를 읽는 것은 무슨 의미이겠습니까?
선사: 겨자씨만한 마음에는 겨자씨만한 것만이 들어설 뿐이지요. 마음은 그릇이고, 만권서는 그릇에 담기는 것이 아니겠소? 마음을 찾으려 노력하면, 세상만사가 다 만권서지요. 그릇이 갖추어지면, 담길 것은 절로 생기는 법입니다. 그릇은 갖추질 않고 담을 것만 신경쓰다보니, 어지럽고 고통스러운 겝니다.
거침없이 빠져드는 역사 이야기: 선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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