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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인 생각, 어디서부터?

잡동사니

by 빈배93 2012. 12. 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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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범대를 다니고 있는 제자 하나가 찾아왔다. 평소 내 블로그를 자주 들락거리는 친구라서 내 취향에 대해 밝은 편이다. 선물이라며 뭘 주고 갔는데, 심리학은 아이들 편인가?(부제: 교육으로부터의 해방)라는 제목이 책이었다. 뭔가를 열심히 하면(나의 경우 독서와 글쓰기), 주변에서도 그걸 알고서 이렇게 힘을 실어준다. <간절히 원해서 열심히 하면, 온 세상이 너를 도울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였던가?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썩었다면 고인 물이다. 흐르고 있는가? 고여 있는가? 삶의 어느 부분이 썩어가고 있는가? 삶의 생동성은 변화에서 오지만, 변화를 싫어하는 것이 인간이기도 하다. 그러니 삶의 매너리즘을 인식했다면, 아무 생각 말고 당장 엎어버리자(생각을 하는 순간 자기합리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매너리즘을 인식할 수가 없다고? 세상의 구석에 찌그러져 푹푹 썩자. 괜히 나대서 악취 풍기지 말고.

 

   구양수의 <여낙수재서與樂秀才書>의 한 구절. 옛날의 학자는 한 계통이 아니어서, 그 주장이 같아도 표현은 달랐다. 때문에 공자의 주역과 주공의 서경과 해사의 , 표현이 달랐음에도 모두가 경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자유와 자하와 자장과 안회는 모두 공자에게서 배웠으나, 그 기질이 달랐고, 각자의 기질대로 스승의 말씀을 배웠다.공부(혹은 수양)를 한다는 것은, 기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질이라는 뼈대에 살을 붙여가는 과정이다(심리학에서는 말하는 '확증편향'도 이와 유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상이 아무리 우리를 획일화시키려고 해도, 우리의 기질은 제게 익숙한 것만 받아들임으로써, 이를 거부한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던, 각자 다른 기질은, 결코 세상이 획일화되지 않을 근거를 제공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2를 읽다 보니, 문득 여행을 떠나고 싶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행기旅行記를 쓰고 싶다. 그것도 소설의 형식을 차용한 여행기를. 굳이 먼 곳에 가지 않아도 여행기는 얼마든지 쓸 수 있다. 범어사에나 한 번 다녀올까? 감천문화마을에나 한 번 다녀올까? 집사람, 나 다녀올게!하면, 허락해 줄려나?

 

   「이거 한 학교에만 십 수 년을 근무하니, 뭐가 상식이고 뭐가 보편인지 모르겠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그래, 각기 다른 재단의 사립학교 교직원끼리 교환 근무를 하면 어떨까?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그게 가능하다고 한다. 아따, 이놈의 리모컨, 찾을 때마다 없네.」 「무슨 좋은 방안이 없을까?」 「그래, 노끈으로 탁자에 묶어 놓자.이제는 리모컨 찾느라 고생하는 일이 없다(자꾸 발에 걸리는 단점이 있긴 한데, 그것도 곧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광고인 이제석은 이런 말을 했다. <불만과 문제로부터 크리에이티비티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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