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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材與不材] 누구를 무엇을 위한 쓸모인가?

잡동사니

by 빈배93 2013. 4. 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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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莊子가 行於山中이라. 見大木한대 枝葉盛茂이나 伐木者가 止其旁而不取也라 問其故하니 曰: “无所可用이라.” 莊子曰: “此木은 以不材로 得終其天年이로다.”

  

Ⅰ. 장자가 산 속을 걸어갔다. 큰 나무를 보았는데 가지와 잎이 무성하였다. 그러나 나무꾼이 그 옆에 멈추어서서 베어가지 않기에 그 까닭을 물었다. 나무꾼이 말했다. “쓸 데가 없습니다.” 장자가 말했다. “이 나무는 쓸모가 없어 천년을 누릴 수 있구나.”

 

Ⅱ. 夫子가 出於山하여 舍於故人之家라. 故人이 喜하여 命豎子殺雁而烹之라. 豎子가 請曰: “其一은 能鳴이요 其一은 不能鳴한대 請奚殺고?” 主人曰: “殺不能鳴者하라.”

 

Ⅱ. 장자가 산에서 나와 옛친구의 집에 머물렀다. 옛 친구가 기뻐하여 심부름 하는 아이에게 거위를 잡아서 삶으라고 명하였다. 심부름하는 아이가 공손히 물었다. “한 마리는 울 수 있고 한마리는 울 수 없는데 어느 것을 잡을까요?” 주인이 말하였다. “울 수 없는 것을 잡아라.”

 

Ⅲ. 明日에 弟子가 問於莊子曰: “昨日에 山中之木은 以不材로 得終其天年인대 今에 主人之雁은 以不材로 死라. 先生은 將何處오?” 莊子笑曰: “周將處夫材與不材之間아?” 材與不材之間은 似之而非也라 故로 未免乎累니라.

    

Ⅲ. 다음날 제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어제 산 속의 나무는 재목이 되지 못해 천년을 누릴 수 있었는데 지금 주인의 거위는 쓸모가 없어 죽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장차 어디에 머무시렵니까? 장자가 웃으며 말하였다. “내가 장차 재목이 되고 재목이 되지 못하는 사이에 머물겠는가?” 재목이 되고 재목이 되지 못하는 사이는 도와 비슷하지만 도가 아니다. 때문에 걱정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해설) '누구를 혹은 무엇을 위한'이 생략된 '쓸모 있다', '쓸모 없다'의 분류는 무의미하고, 심지어 위험하기조차 하다. '누구를 혹은 무엇을 위한'은 보통 잘 드러나지 않는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착취하는 사람을 위한'라는 말이 숨어 있다. 세상이 바르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착취 당하는 사람을 위한'이라는 말이 당연해서, 당연히 생략되어야 하건만, 멀고도 가망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장자는 아예 쓸모라는 인간의 몹쓸 기준에서 벗어나고자 하였다. 자연처럼 삶 그자체가 목적인 삶을 살고자 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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