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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구원의 가능성이 실재하는 곳

잡동사니

by 빈배93 2013. 4. 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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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자: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었습니다.

스승: 좋네.

제자: 제가 아는 싯다르타의 삶과 많이 달랐습니다.

스승: [싯다르타]의 싯다르타는 싯다르타이자 헤세이기 때문일세.

 

# 2

제자: 싯다르타 만년의 평온함이 실재할 수 있을까요?

스승: 자네가 느꼈던 싯다르타 만년의 평온함과 실재한 싯다르타의 평온함이 같은 것이겠는가?

제자: …….

스승: [싯다르타]의 싯다르타가 가졌던 평온함과 실재한 싯다르타의 평온함이 같은 것이겠는까?

제자: …….

스승: 평온함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네. 우리의 느낌은 언제나 실재보다 늦다네. 언어는 느낌보다도 한 발 더 늦지.

제자: 실재와는 두 걸음이나 벌어진 셈이군요.

스승: 미세한 시간의 흐름은 커다란 차이를 만드네.

제자: 제가 느꼈던 싯다르타 만년의 평온함은 싯다르타 본인의 만년의 평온함과는 아주 다른 것이겠군요.

스승: 그렇지. 허나 [싯다르타] 속의 만년의 싯다르타가 가졌던 평온함이 자네의 영혼에 파문을 일게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 그것으로 족하네.    

 

# 3

제자: 헤세의 연보를 보니 상당히 불행하였던 듯 합니다.

스승: 평탄한 인생은 못 되었지. 하지만 불행했다고도 말할 수는 없네.

제자: 어째서 그렇습니까?

스승: 헤세는 만년에 [싯다르타]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네. 회피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처가 아무는 법이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삶은 힘들지언정 불행한 삶은 아닐세.

제자: 그 속에 구원의 가능성이 살아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스승: 스스로를 돌아보는 행위는 실재에 가깝네. 그러니 구원 역시 실재에 가까이 있겠지.

 


싯다르타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2-0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헤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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