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동. 수업이 끝났다. 쉬는 시간이 아니다. 청소시간이다. 청소시간임에도 엎드려 있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담임이 교실 문을 두드리며 외친다. 「야들아, 청소하자.」 부시시 아이들이 일어난다. 누구는 빗자루를 들고, 누구는 밀대를 들고, 누구는 책상을 밀고, 누구는 걸레를 들고, 청소를 시작한다.
염치없어 양은 책상에 엎드려 계속 잔다. 염치없어 양 때문에 책상을 밀 수 없자, 아이들은 각자의 임무를 위해 그냥 떠난다. 한참을 버티다 담임의 채근에 염치없어 양이 부스럭거리며 일어난다. 담임의 역할은 여기까지. 담임은 교무실로 돌아간다. 염치없어 양이 맡은 역할은 밀대 밀기다. 밀대가 놓인 청소함을 지나 매점으로 간다. 각반에 흩어져 있는 절친들이 모여 있다. 수다를 떨다가 종이 치고 나서야 교실로 들어온다. 엎드린다. 잔다.
성실 양이 교무실을 찾았다. 「선생님, 고자질은 나쁘지만, 염치없어 양 너무 해요. 한 번도 청소하는 꼴을 못 봤어요. 게랑 같이 밀대 미는 아이들도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담임이 말했다. 「너희들끼리 해결해라. 너희들이 무슨 초등학생도 아니고 말이야.」 성실양이 말했다. 「염치없어 양에게 말했어요. 그런데 그때마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매점가서 제 친구들과 노닥거리는 거 다들 알고 있는데. 더 이상 말하면 싸움이 될 것 같아 말았어요. 그런데 그 다음에도 전혀 변화가 없는 것 있죠.」
담임이 염치없어 양을 호출했다. 「너 오늘 청소 안하고 어디 갔었냐?」「배가 아파서 양호실 다녀왔어요.」「그래? 몸은 이제 괜찮아?」「예. 조금 나아졌어요.」다음날. 청소 시간이 끝나고 다시 담임이 염치없어 양을 호출했다. 「너 오늘은 청소 안하고 어디 갔었냐?」「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갔다 왔어요.」「그건 청소 끝나고 해도 되는 거잖아?」「반납 기한이 지나서 급한 마음에…….」「아무튼 알았다. 내일부터는 청소 못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선생님 허락 받으러 와라. 알았냐?」다음날. 담임이 성실 양을 불렀다. 「염치없어 양, 청소 이제 잘 하지?」성실 양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밀대 들고 와서 딱 10초 휘휘 젓더니 나가던데요.」
청소만큼 인간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도 없다. 염치없어 양이 표면적으로는 편안함이라는 이득을 얻었을지는 모르나,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러니 한 두 번 충고했는데도 듣지 않는다면 가만히 놓아두라. 틀림없이 자업자득할 것이니. 사람은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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