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있던 지식이 마음으로 내려왔을 때 깨달음이 됩니다. 돈오점수頓悟漸修. 깨달음은 갑작스럽게 다가옵니다. 최근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일시적 착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글쓰기가 더 쉬워졌습니다. 글도 더 탄탄해졌다고 자평합니다. 그 깨달음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선공부先工夫, 후작문後作文(공부 먼저, 글쓰기는 다음에)
아는 것을 쓰는 것보다 공부한 것을 쓰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습니다. 공부를 하면 다양한 사실을 포획하게 됩니다. 포획된 사실에 근거해 글을 쓰면 글이 단단해집니다. 별개의 사실들이 부딪쳐 통찰을 이끌어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글을 쓰기 위해 공부를 하니 지적 역량이 늘어납니다. 늘어난 지적 역량은 글을 씀으로서 더욱 강화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진중권 교수가 이미 제시한 바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① 글을 쓸 주제가 생기면, 구글로 연관 키워드를 검색한다. ② 검색결과를 훑어보면서, 참고할 만한 자료들을 한글 프로그램으로 옮긴다. ③ 옮겨진 자료를 다시 읽으며 불필요한 것들을 삭제한다. ④ 최종적으로 남은 자료에 글쓴이의 철학과 식견을 더하여 글을 완성한다.
사실로감使實露感(사실로써 감정을 드러내야)
감정을 직접적으로 노출하는 단어는, 글쓴이의 얼굴을 붉게 만들고, 읽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며, 글을 비루하게 만듭니다. 감정을 꼭 드러내고 싶다면, 사실을 말함으로써 감정을 드러내는 우회적인 방법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에 대한 나의 감정이 이러하다」대신「그것이 저러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식의 서술이 그 일례가 됩니다.
단문략언短文略言(문장은 짧게, 말은 간략하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1인데 말이 10이 되면 공허하고 지루한 글이 됩니다.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10인데 말이 1이 되면 여운이 유장한 글이 됩니다. 초고부터 짧게 시작하고, 더 이상 덜어낼 말이 없을 때까지 산삭할 때, 단단한 글이 됩니다. 1,000자니 2,000자니 하는 분량은 말의 분량이 아니라 내용의 분량이 되어야 합니다. 글을 길게 쓰고자 한다면 그만큼의 공부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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