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 공산성(2013.09.04.)
옛날 옛날에 인간의 여자를 사랑한 곰이 있었다. 곰은 인간의 여자를 감금했고, 인간의 여자는 곰의 아이 셋을 낳았다. 이쯤이면 됐다 싶었던 곰은 방심을 했고, 이때다 싶었던 여자는 영원히 달아났다. 곰은 강에다 아이 셋을 모두 던지고 스스로도 몸을 던졌다. 곰이 죽은 후 강을 건너는 나룻배가 자꾸만 뒤집혔다. 사람들이 사당을 짓고 제를 지내어 곰을 위로하자 더 이상의 사고는 없었다. 그 강이 금강이고, 곰이 몸을 던진 그곳이 곰나루며, 그 지역은 웅진熊津이 되었으니, 웅진은 백제의 옛이름이다. 곰을 신흥 세력이라 보고 인간의 여자를 토착 세력이라 볼 때, 이 이야기는 두 세력간의 충돌이 빚어낸 일련의 사건에 대한 매타포일 것이라 추정된다. 단군 신화에 나오는 곰과도 어떤 연결 고리가 있을 수도 있다. 현재 곰나루가 있는 공주 곳곳에는 곰 그림, 곰 조각상이 무수히 많다. 공주가 서울이었다면 어쩌면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동물이 호랑이가 아닌 곰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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