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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전공연수기] 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복수전공

by 빈배93 2013. 9.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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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나무 @ 공산성(2013.09.04.)

 

2013년 09월 09일(월)

    

# 37. 여행객의 배낭에서 책만큼 무거운 것도 잘없다.

 

# 38. 짐 가득 들고서, 걷고(집→지하철), 지하철 타고(온천장역→부산역, 1,300원), KTX타고(부산역→대전역, 33,800), 택시 타고(대전역→대전 서부터미널, 4,000), 버스 타고(대전 서부터미널→공주 신관터미널, 3,800원), 걸어오다가(공주 신관 터미널→공주대학교), 짐 조금 들고서 승용차 타고(집→부산역), KTX 타고(부산역→김천구미역, 19,200원), 승용차 타고 오니(김천구미역→공주대학교), 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 39.「뭐, 이런 거 없나?」「뭐, 이런 거 대행하는 사람 없나?」「에이, 마 내가 하지 뭐.」창의는「뭐」로 시작해,「뭐」로 끝난다.

 

# 40. 오래 살지 않으면 말이 가볍다. 두루 다니지 않으면 말이 고루하다. 널리 읽지 않으면 말이 편협하다.

 

# 41. 손을 씻고 핸드 드라이기에 손을 갖다댔더니 물방울이 흔적도 없다. 공주대학교 핸드 드라이기의 성능은 전국 최고다.

 

# 42. 멀리 있는 분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필요하시다면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보기도 듣기도 싫으시다면 부담없이 거절해드립니다. 심심하시면 신문도 보여드릴 수 있고요, 그마저 귀찮으시다면 사진을 찍어드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국도 밥도 필요없고요, 휴식시간도 따로 필요치 않습니다. 그저「삐릭삐릭」하면 아무데서나 조금 먹여주시고 열받아 있다면 잠시 던져두시면 됩니다. 제가 누군지 아시죠?

 

2013년 09월 10일(화)

 

# 43. 허리가 안 좋았다. 새벽부터 배드민턴을 무리하게 쳤다. 허리가 아프다. 앉았다 일어서며 한참을 끙끙댄다. 옆구리와 배도 당긴다. 내일은 쉴까, 하고 생각한다. 그래놓고 또 나간다. 또 끙끙댄다.

 

# 44. 모 교수의 수업시간. “ 질문있습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공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추천해주세요. 여가에 읽고 싶어요.” 많이도 물었고 많이도 요구했다. 모 교수님이 다시 수업하러 오셔서『문화가 살아있는 이야기, 공주公州』(공주향토문화연구회, 1997.)를 내미셨다. 황송했다. 반장님은 “키 크고 잘생긴 사람만 주는 거라.”고 말하셨고, 나는 “키는 큰데 잘 생긴 건 아니다.”고 받았다.

 

# 45. 모 여선생님이 진공청소기로 강의실 바닥을 청소하시고 계시길레, “청소기도 들고 오셨어요?”하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다. “저는 여기를 들루는 곳이라 생각 안해요. 6개월을 살아야 하는 곳이라 생각해요.” 독특한 대구 억양을 글로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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