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대학교 게임디자인학과 전시회(2013.10.11.)
하루새 날이 차긴 차진 모양이야. 내 몸 추운 건 둘째 치고, 교내를 활보하던 그 수많은 허연 다리들이 싹 자취를 감춘 걸 보면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남아있는 소수의 다리들을 보면, <새한도>에 써 있는 이런 글귀가 떠올라. "세한연후歲寒然後에 지송백지후조야知松栢之後凋也라." 날이 더울 때야, 게나 고동이나 드러내놓고 다니니, 그게 의지의 소산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잖아. 삭풍에 부들거리면서도 변함없이 드러낸 허연 다리라야, 추위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견지하고 있는 미끈한 다리라야, 저 냉혈한 대지에 뿌리 박은 소나무와 잣나무에 짝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내 생각이야. 예술의 길은 춥고 배고픈 거야. 배고픈 건 차치하고, 이 난데없는 추위 속에서 예술의 길이 춥다는 것을 저 아름다운 다리들을 보고 확인하게 되네.
[복수전공연수기] 알아들을 수 있게 해야 말이지 (0) | 2013.10.17 |
---|---|
[복수전공연수기] 어떤 수업이라도 괜찮다 (0) | 2013.10.17 |
[복수전공연수기] 발표 하나 하고 났더니 (0) | 2013.10.17 |
[복수전공연수기] 술 좀 줄여야겠어요 (0) | 2013.10.16 |
[복수전공연수기] 자전거를 두 번이나 탔네 (0) | 2013.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