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 웅비탑(2013.10.30.)
나는 그렇게 생각했어.
네가 그저 오래오래 안락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너를 둘러싼 환경이 너무 빠르게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네가 덜 민감해서 감정의 기복이 별로 없었으면 좋겠다고.
어제 점심 먹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
충북 영동에서 늦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청포도가 생산된데.
햇빛을 듬뿍 받은데다 큰 일교차 속에서 익은 지라 맛이 아주 좋다네.
우리가 보통 먹는 거무스레한 포도에 비해 당도가 2배나 된데.
대신 병충해에 걸릴 위험은 아주 높아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하더라.
나는 그 이야기가 삶에 대한 은유로 읽히더라.
많이 배우고 많이 경험하고,
냉탕과 온탕을 오가기도 하고,
위태로운 상황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그렇게 한 발 한 발 살아낸 사람이어야
깊은 맛을 가질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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