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요산(仁者樂山)이요 지자요수(知者樂水)라. 바다의 신(神)이신 아버지의 말씀을 받들어 깊고 깊은 바다 속에서 서늘한 이성을 길러왔습니다. 허나 아무리 차가운 냉혈한으로 살아왔다고 한들 가슴 속에 흐르는 더운 피까지야 식었겠습니까. 어느 더운 여름날 처음으로 아버님의 말씀을 어기고 바다 저편에서 솟아오르는 햇님을 마주하였습니다. 금빛 찬란한 마차의 주인을 보았습니다. 평생을 길러온 이성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 분을 독차지하려 죄없는 동생을 죽였습니다. 사실을 알아버린 그분은 저를 버리셨습니다. 바다로 돌아갈 수도 햇살을 안을 수도 없었습니다. 우두망찰 그 분이 떠나간 뒤만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바라만보아야 했습니다. 저의 다리는 그 자리에서 굳어 땅에 박혔습니다. 저의 머리는 그 자리에서 황금빛으로 흔들렸습니다. 저는 해바라기가 되어서 영원히 해의 주인을 바라봅니다. 정열에 눈이 멀어 이 모양이 되었어도 후회는 없습니다. 발돋움하고 향일(向日)하여 언제까지고 기다릴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설레는 마음으로 언제까지고 기다릴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밝고 가장 환한 저 황금빛이 태양이 빛나는 한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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