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나의 오십 년은
단단한 두 다리로 나의 땅을 힘껏 뛴 세월이었다.
날카로운 칼 가슴에 품고 두 눈 부릅뜬 세월이었다.
썩어갈 검은 육신을 곱디 곱게 보존하며
자유화 평화를 구하는 것은 부끄러운 구걸이라 생각했다.
내 땀과 내 피로 얻지 않은 자유와 평화는
내 육신을 살찌워 내 영혼을 병들게 한다 생각했다.
아들아,
탐욕의 하얀 눈들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우리를 다 죽이고서야 저들은 멈출 것이었다.
뱀의 혀에 놀아나는 독수리가 되지 않으려 했다.
뱀의 혀에 놀아나는 코요테가 되지 않으려 했다.
육신의 안락으로 영혼의 고양을 방해하려는
저들의 속임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생각했다.
장하다 아들아,
나보다 먼저 간 나의 아들아.
나의 영혼도 머지 않아 네게 달려갈 것이다.
검은 육신을 이겨낸 나의 영혼이
기쁘게 웃으며 네게로 달려갈 것이다.
어머니의 품 같은 저 시에라 마더 산에서
또 다른 검은 육신을 얻어서 함께 살자.
네 엄마도 부르고 네 여동생도 불러서 함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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