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智者)의 분별(分別)은 진보를 낳고, 범부(凡夫)의 분별은 분란(紛亂)을 낳는다. 지자는 드물어 진보가 더디고, 범부는 넘쳐나 세상은 온통 분란 투성이다. 분별심은「누구는 이렇더라.」「무엇은 저렇더라.」는 형식으로 표출되는데, 거기에는「나는 그렇지 않다」는 자기 기만(自己欺滿)이 숨어있다. 사람들은 왜 자꾸 분별하려 드는가? 자아가 약하기 때문이다. 약한 자아는 끊임없이 타자를 의식하고, 나와 남을 비교한다. 그 속에서 분별심이 커 나간다. 사람은 사람을 영원히 알 수 없다. 나는 너를 알 수 없고, 너는 나를 알 수 없다. 그릇된 자[尺]로써 서로를 재단하는 것은 무지한 폭력이다. 분별하는 마음으로 인해 나는 괴롭고 남은 아프다. 분별의 일상화는 오해를 일상화하고 분란을 일상화한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라. 있는 그대로 보려 노력이라도 하라. 그것이 안 된다면 차라리 입을 다물라.
[제2시집] 자기소개서 (0) | 2014.09.17 |
---|---|
[제2시집] 아파치 제로니모 (0) | 2014.09.16 |
[사물] 공기놀이 (0) | 2014.09.15 |
[개념] 공부 (0) | 2014.09.11 |
[회상] 추석(秋夕) (0) | 2014.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