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데에서 좀더 나아가야 한다. 보고 들은 후에 그것에 대해 쓰거나 말하고, 그 글과 말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직접 접하지 않고서는, 다시 말해, 경험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자와 대화하지 않는다면, 보고 들은 것은 곧 허공으로 흩어져버린다. … 제대로 보기 위해서라도 책상 앞에 앉아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내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생각의 가장 훌륭한 도구는 그 생각을 적는 것이다.
- 김영하, 『보다』, 208쪽.
독서는 그 자체로 충분치 않다. 독서는 작문과 짝을 이루어야 한다. 글 같지 않은 글이라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글 같지 않은 글을 쓰는 사고는 글 같지 않은 글이 쌓임으로 인해 넓어지고 깊어진다. 글 같지 않은 글을 쓰지 않으면 영원히 글 같은 글을 쓸 수 없다. 말 같은 말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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