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이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TV볼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혹 볼 시간이 나서 TV를 틀면 4살짜리 아들놈이 리모콘을 뺏아갑니다ㅠㅠ) 그래서 ‘인간극장’ 역시 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블로그 이웃이신 ‘만년지기 우근님’의 포스팅을 보고, ‘맛객님’이 방송에 출연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맛객님’을 최근에야 알았지만, 저는 설레였습니다. 그 설레임은 아마도 아는 사람(직접 본적도 없으면서 안다고 표현하는 것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하여튼.)이 TV에 나온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흥분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QOOK TV를 이용해서 [맛객 길을 떠나다]를 보게 되었습니다. 블로그가 제게 가져다준 변화가 하나 둘은 아니지만, 이제 TV까지 시청하게 만드네요.
맛객님이 미식쇼를 하는 하는 모습을 직접 그린 만화입니다. 출처는 맛객님의 블로그입니다.(삭제하시라면 바로 하겠습니다^^*)
맛객님의 이야기는 총5편으로 방영되었습니다. 아직 다 보지도 못했지만(현재 4편 중간까지를 보았습니다), 전 이미 맛객님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감상소감을 몇 개의 단어로 정리하자면, ‘멋있는 삶’ ‘풍류남아’ ‘따뜻한 마음’ ‘세심한 손길’ ‘예민한 감각’ ‘소탈한 총각(나이가 43살이십니다)’ ‘열정의 불꽃’ 이런 것 이었습니다.
맛객님의 인생이야기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빈배의 블로그는 완전 날로 먹는 블로그다.” 요리 하나를 만들기 위해 전국 팔도를 직접 찾아가는 정성은 아무나 흉내낼 수 없습니다. 그런 열정적인 삶에서 분출된 글을 제 글과 비교한다는 자체가 무리입니다.(나름 정성껏 포스팅하고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맛객님은 해도해도 너무 하지 않나요?)
맛객님은 한 편의 포스팅을 위해 천리길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한나절이나 어선을 타고가 취재를 하기도 합니다. 좋은 음식재료와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어디든 달려갑니다. 음식의 맛은 재료에서 온다는 신념하에, 재료를 잘 알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자연의 맛을 찾는 것이 맛객님 제일의 목표이고, 블로그는 부차적인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저 역시 교육이 제일의 목표이고, 블로그가 부차적인 것이지만, 요즘은 왠지 뒤바뀐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객님의 글이 훌륭할 수 있는 이유는 요리와 식재료에 대한 진정한 사랑 때문입니다. 가슴에서 넘쳐나오는, 말하지 않으면 미칠 것같은, 그 생각들을 쏟아내었기 때문일테지요. 글이라는 것이 치열한 삶의 결과물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블로거로서 맛객님의 Base는 대단히 탄탄합니다.(현재 다음 뷰 순위가 1222위 더군요. 순위가 무슨 의미일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맛객님은 요리전문가이자 유명만화가(맛객님의 만화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합니다)입니다. 만화와 음식이라는 Base는 대단히 매력적이기도 합니다.(Base하나가 탄탄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데, 두 개의 탄탄한 Base를 갖고 있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말할 수 밖에요.) 그 둘이 조합될 때 나오는 글은 아름다울 수 밖에 없겠지요.
저 혼자만의 대화를 해봅니다.
“넌 무슨 Base를 갖고 있니?”
“한문, 교육, 독서.”
“아니, 맛객처럼 진짜 잘하고 좋아하는 거 말이야.”
“......”
"다시 생각해봐!"
“그래도 좀 하는 것은 한문이고 좋아하는 것은 교육이긴한데.”
“그럼 한문과 교육을 더 사랑해봐.”
“글을 쓰기 위해 글을 쓰지마!”
“글을 쓸 수 밖에 없도록 한문과 교육에 온몸을 담궈봐!”
“놓아버린 한문공부를 다시 시작해봐!”
“학생들에게 잘 보이려 하지 말고, 진정으로 잘 해줘!”
“너무도 치열하게 살아서, 가슴에 하고픈 말이 넘쳐나면, 그때야말로 글을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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