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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산 여행기] 부산다운 모습을 지닌 레스토랑, 오륙도 가원

잡동사니

by 빈배93 2012. 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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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산답다는 것, 바다

 

2011년 12월 12일(월) 부서 회식을 다녀왔다.

부산시 남구 용호동 894-55번지(T. 635. 0707)에 위치한 오륙도 가원嘉苑.
먹을거리도 괜찮았지만, 볼거리가 더 괜찮은 식당이다.
이 건물은 2011년 부산다운건축상 금상을 받았다.

부산답다는 것이 뭘까?

사람들이 농담조로 말하는 부산의 정신없는 부산스러움은 아닐테고…….

그들이 말하는 부산답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바다'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건물이 상을 받게된 이유를 여러모로 추론해본다.

 

 

# 2  겸손한 양보의 미덕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을 보기 위해선 강가에 가야만 한다.

한강을 바라보기 좋은 곳은 어디든 아파트와 빌딩이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가에 늘어선 아파트와 빌딩은 위압적이고 이기적이다.

나만 잘 볼 수 있으면 그만인 것이다.

한강은 그렇게 콘크리트의 견고한 성벽에 둘러싸여, 민중의 시선을 마주하지 못한다.

'오륙도 가원', 이 건물은 겸손하게도 납작히 엎드려있다.

언덕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바다에서 언덕을 바라보는 것도 방해하지 않는다.

돈 많이 벌려고 지은 식당인데, 용적율·건폐율이 형편없이 낮다.

덕분에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건물의 횡포에 시달리지 않는다.

혼자만 우뚝하려는 사람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준다.


 

 

# 3  정원의 중층구조

 

식당 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작은 수반 너머의 잔디밭과 잔디밭 너머의 푸른 바다!

감수성이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저 소쇄원이 시내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했다면,

이 건물은 바다를 내 집안의 정원으로 끌어들여 자연 속에 있으려 한다.

도시의 막힌 공간에 살다보면 마당이 있는 집이 그립다.

마당이 있고 그 마당 너머에 한없이 너른 품의 바다가 있는 정원의 중층구조.

그것이 이 건물의 두번째 미덕이다.

 

 

# 4  떠나가는 모든이에게 위로와 격려를

 

이 건물에서 4년간 함께 근무한 선생님과 마지막 식사를 하였다.

인간세상 어느 곳에서인들 또 만나지 않겠는가?

다시 만날 때 세파에 찌들리지 않고 저 바다처럼 평온한 얼굴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세상 어디에서든 순수함과 겸손과 넓은 마음을 갖고 살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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