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닥치는 데로 쓰는 당신은 행복한 글쟁이

작문

by 빈배93 2012. 2. 6. 06:00

본문

 

   지난 2년간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글을 써왔다. 지난 글들을 다시 읽어보면, 새삼스레 그간의 즐거운 고투를 떠올리게 된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알 수 없으나, 글 솜씨가 분명 늘었다. 현재의 글솜씨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글솜씨가 조금 늘었다는 사실은 만족스럽다. 나도 언젠가는 유명한 글쟁이만큼처럼 될 것이라는 꿈은 깨지 않고 싶다.

 

   가끔씩 다른 사람이 내 글의 가치를 인정해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내 영혼의 자식이 누군가의 눈에 그렇게 읽혔다는 사실에 기쁘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글을 쓰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이라는 것의 본질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어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임을 상기한다면, 분명 기쁜 일이다.

 

   지난 해에 반디앤루니스라는 출판사로부터 50,000원의 상금을 받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대한 감상문 블로그에 올렸는데, ‘반대앤루니스에서 그 글을 금주의 서평 1위로 선정했기 때문이었다. 50,000원의 상금은 모두 책으로 바뀌어 읽혔고, 지금도 내 서재에 꽂혀 있다.무척이나 유쾌한 경험이었다.

 

   며칠 전 다시 반디앤루니스로부터 같은 사연의 연락을 받았다. 이상문학상을 받은 박상우의 소설 내 마음의 옥탑방에 대한 감상문이 선정되었다. 이번에는 1위는 아니었다. 그래서 상금도 10,000원이다. 그래도 내 글의 가치가 누군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은 유쾌하고 통쾌한 일이다.

 

 

 

   2년 전 쯤, 글 잘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시작한 글쓰기. 아직도 이루어놓은 것은 하나도 없지만, 길고 긴 무명 글쟁이의 터널을 2년간 달려왔고, 얼마나 가야할지 알 수 없지만, 그 터널 어딘가에 밝은 세상으로 통하는 출구가 있음을 의심치 않는다.

 

   글쟁이고 되고 싶은 나는, 글쟁이로서의 이런 자잘한 경험에 의미를 둔다. 시인 존 키츠는 어떤 일도 실제로 경험하기 전까지는 결코 현실이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서평 하나가 선정된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글쟁이로서의 이런 작은 경험은 소중하다. 글쓰는 사람으로서 오늘날 나의 현실은 찬란하지는 않지만이미 현실이라 생각한다. 조금만 더 인내하고 나아갈테다. 이지성이 어디 처음부터 이지성이었던가인간 개개인을 규정하는 것은 일상의 작고 사소한 기억들이다. 따라서 나의 이런 작고 사소한 기억들이 글쟁이로서의 나를 규정하는 것임이 감사하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